LG유플러스가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로 중국 화웨이를 결정한 이후 보안성 논란이 불거져 앞으로 주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2012년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화웨이 장비가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2016년에는 미국에서 판매된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백도어(시스템에 무단 침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가 발견되는 등 보안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보안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 저하 및 가입자 유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에 따라 5G가 상용화되는 3월 전까지 보안성 논란 해소 여부가 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 '사고', 외국인 '팔고'

LG유플러스 주가는 보안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추세다. 지난해 12월24일 기준 주가는 1만7300원으로 화웨이 장비 도입을 공식적으로 언급(국정감사)한 이후인 11월 초에 비해 7.45% 올랐다. 같은 기간 SK텔레콤(5.54%)과 KT(6.63%) 주가 상승률도 코스피(1.51%) 수준을 웃돌았다.

이는 5G 시대 개막에 따른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화웨이 장비 도입에 따른 보안성 문제가 부각됐지만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은 모습이다. LG유플러스가 5G 장비로 화웨이를 포함해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장비 사용을 결정한 것과 달리 SK텔레콤과 KT는 화웨이를 제외한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을 선택했다.


LG유플러스의 주가 흐름은 양호했지만 주요 주주들의 투자 전략은 엇갈렸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24일 기준 지분율이 10.01%로 종전보다 0.39%포인트 상승한 반면 3대주주인 미국 더캐피탈그룹컴퍼니의 지분율은 4.8%로 이전보다 2.44%포인트나 낮아졌다.

다른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도 비슷한 매매 패턴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해 11월 초부터 12월21일까지 162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235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 원 / 자료: 한국거래소
◆보안성 논란에 고심하는 LG유플
LG유플러스 주가는 현재로서는 양호한 상태지만 5G가 본격 상용화되는 3월 전후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화웨이 장비 도입에 따른 보안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 저하에 따른 신규가입자 감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최대 고민은 브랜드 이미지 타격 우려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도입을 결정한 이후 비판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다른 계열사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되는 등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눈 밖에 날 경우 수출 중심의 LG 계열사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서방국가는 안보 등을 이유로 화웨이 장비를 배척하는 ‘화웨이 패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를 교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현재로서는 보안성 문제를 잠재우는 것이 최선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보안검증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밝히며 논란 종식에 나섰지만 상황은 지켜봐야하는 분위기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안 문제와 관련해 장비업체 선정을 취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라며 “현재 NSA 기반으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미 4G에서 구축된 회사의 장비와 연동해야 하는 기술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5G 초기에는 디바이스의 혁신이 수반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미디어·VR 이외에 이렇다 할만한 킬러서비스(Killer-Service)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5G 자체의 진화 기간이 길다는 점을 감안하면 5G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해 12월19일 용산 사옥에서 5G 시장성장 주도를 위한 핵심 요소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LG유플러스
◆악재 해소되면 주가엔 모멘텀
앞으로 화웨이 이슈가 잠잠해질 경우 주가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기대된다. 우선 4분기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고 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KT 가입자는 각각 3718명, 1334명 감소한 반면 LG유플러스는 50522명이 증가했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 보상판매와 갤럭시S9 할인판매 등 번호이동을 통해 유입된 고객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KT 아현지사 화재사고 등으로 KT를 떠난 이탈자가 LG유플러스로 유입된 효과도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 중에 케이블TV 인수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유료방송 시장지배력 강화 등 사업확장을 통해 5G 상용화 후 미디어부문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CJ헬로비전의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화웨이 장비가 다른 기업보다 30%가량 저렴해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고, 기지국도 통신 3사 중 가장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보안성 논란과 가입자 감소 우려만 해소된다면 실적과 주가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 3사 중 성장성이 가장 높고 케이블TV 인수시 IPTV의 수익성은 더욱 호전될 전망”이라며 “5G는 단기 비용증가 요인이자 중장기 성장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모든 사업자를 대상으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CJ헬로비전의 인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18일 기준 5500개의 기지국을 구축해 경쟁사 대비 상당히 빠른 속도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화웨이의 역할에 대해 부정할 수 없는 만큼 보안문제 관련한 노이즈만 제거된다면 5G 초기 경쟁 국면에서 네트워크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