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정해진 시간에 할인이벤트를 진행하는 타임마케팅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업체들은 대형 미끼상품의 반값 할인 등을 내세워 고객몰이와 매출상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정작 사이트를 방문하고도 '광클'(빠른 클릭)에 실패해 헛물을 켜는 등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타임마케팅이 할인을 담보로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선정적 홍보방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나친 미끼상품' 지적
e커머스업체 중 타임마케팅의 대표 주자는 티몬이다. 티몬은 올해 들어 하루 24시간을 시간대별로 세분화한 타임마케팅을 펼치며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티몬은 '타임어택'과 '1212타임', '티몬데이'로 타임특가전을 나눠 진행 중이다. 위메프는 특가클럽데이를 만들어 시간대별 990원 판매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11번가는 타임딜을 통해 시간별 할인을 적용 중이다.
소셜커머스 외에도 이랜드몰은 시간대별 할인이 제공되는 '이득타임', 온라인패션스토어 무신사도 타임특가를 적용해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러 업체들이 타임특가에 나서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작 할인 시간대에 방문해도 한정된 재고로 구입이 쉽지 않아서다.
지난 1일 퍼스트데이를 진행한 티몬의 경우 1800종 이상의 특가상품을 제공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대표 상품은 애플의 '에어팟'이다. 원가가 20만원이 넘는 제품이지만 티몬 할인가는 9만9000원이다.
반값구매가 가능한 파격이벤트지만 판매개수는 단 10개에 불과하다. 수백, 수천명이 '에어팟' 구매를 위해 사이트에 방문해도 살 수 있는 사람은 10명뿐인 셈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가 상품의 타임특가 구매는 '애초에 로또보다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올 상반기 에어팟 파격가를 미끼로 타임특가에 나선 업체는 학습지 업체, 여행업체 등 수십여곳에 달한다.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고가의 상품을 메인으로 내걸고 타임특가를 광고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판매사이트에 방문해도 구입이 쉽지 않다. 고객을 유인하려는 의도를 감안해도 이러한 형태의 미끼상품 마케팅은 정도가 심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분통? 업체에겐 '효자'
업체들이 이런 비판에도 타임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이유는 그만큼의 성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타임마케팅 이름인 'OO데이', 'OO특가', 'OO딜' 등은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당일 새벽부터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다. 시간대별 세분화해 온 종일 타임특가를 진행하는 탓에 실검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24시간 고객들의 관심을 잡아둘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인 셈이다.
실제로 티몬은 4월1일 만우절날 진행한 특가전 때 창립 이후 역대 하루 최고 매출을 냈다. 지난달 말 실시한 타임 프로모션 ‘10분어택’은 상품 누적 판매량이 11만4000여개를 기록해 도입 일주일 만에 판매량 10만개를 돌파했다.
위메프는 타임세일, 반값특가 등의 특사 행사를 통해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으며 올해 1월에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TV 등 고가 가전제품의 타임특가 판매 시 업체는 분명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사이트 방문 유도 및 체류시간 증가, 비행사 제품 구입 등 보이지 않는 이점이 더 많다. 업체 입장에서 타임마케팅을 중단할 이유가 없는 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