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에서 '마루타 실험'으로 잘 알려진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군 세균전 부대 대원 명부 등 관련 공문서가 발견돼 화제다. 사진은 다케가미 가쓰토시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으로 복무한 아버지의 유품에서 발견한 사진. /사진=아사히 신문 홈페이지 캡처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마루타 실험'으로 잘 알려진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군 세균전 부대 대원 명부 등 관련 공문서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1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연구자들이 1644부대(중중국 방역급수부)와 8604부대(남중국 방역급수부)의 1945년 부대원 명부를 발견했다. 명부에는 대원 성명과 주소 등이 기입돼 있다.


이들 부대는 각각 중국 난징과 광저우에 배치됐다. 특히 1644부대는 중국 각지 방역급수부 부대 중에서도 731부대를 잇는 유력한 부대로 확인됐다.

이 자료를 열람한 니시야마 가쓰오 시가의과대학 명예교수는 731부대에서 세균전을 연구한 대원이 1644부대 명부에서 확인됐다며 "세균전 부대 협력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증언 등을 통해 추가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료가 세상에 공개된 것은 전직 부대원 아들인 다케가미 가쓰토시(77) 덕분이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생전 물을 깨끗이 하는 일을 했다"고 회상했다. 후생노동성에서 받은 자료에는 가쓰토시씨의 아버지가 '중중국 방역급수부'에 복무했다고 적혀있다. 가쓰토시씨는 관련 서적을 읽으며 이 부대가 731부대의 표면과 뒷면 조직인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의 아버지는 일본군이 페스트균과 콜레라균을 공중 살포한 작전에도 참여했고 전쟁 중에 '2등 간호병'에서 '위생 중위'로 진급했다. 추가 조사 중 가쓰토시씨는 아버지 부대 명부가 후생노동성에서 국립공문서관으로 이전돼 공개 대상이 됐다는 것을 알게 돼 니시야마 명예교수에게 이 정보를 전했다. 그는 명부가 공개되면서 부친 전 동료 유족들과 연결된다면 새 정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가쓰토시씨는 "전후 80년이 지나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며 "아버지의 경험과 1644부대가 한 일이 미궁에 묻히는 것은 꼭 피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