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④스테이블코인 도입, 핀테크·이커머스 '기회'… 금융권 '위기'
[스테이블코인발 화폐전쟁] 핀테크·빅테크 금융권 규제 우회로 사업 확장 기회…
기존 송금·결제 시스템 붕괴, 예금 이탈 가속화로 자금조달 문제 가능성도
김병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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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국은 물가 급등과 금리 불확실성 속에서도 가상자산 관련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니어스(GENIUS) 법안' 등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미 연준과 재무부도 제도권 편입을 전제로 민간 주도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기축통화국의 전략 카드가 불러온 화폐전쟁, 한국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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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핀테크·이커머스·게임 업종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게 되지만, 기존 은행권과 송금업체는 수익 구조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도입된다면 그간 은행 규제에 적용 받던 결제·송금·자산관리 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로 인해 핀테크와 빅테크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핀테크 기업들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 출원을 서두르며 선점경쟁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17일 'KRW' 관련 상표권 18건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KRWTOSS', 'KRWV', 'TKRW', 'KRWV', 'VKRW', 'TOSSKRW', 'KRWT' 24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네이버페이 운영사 네이버파이낸셜도 5건의 관련 상표를 출원했으며, 국내 1위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스테이블코인 결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 역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코인' 출시를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국제 송금과 해외 결제 시장을 겨냥할 계획이다.
게임·이커머스 글로벌 확장 기회… '락인' 효과로 충성 고객 확보
게임업계에서는 위메이드가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위메이드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WEMIX$'를 발행하고 있으며, 2024년 전년동기 대비 연결기준 매출액 17.6% 증가를 기록했다.게임 업계 전문가들은 인게임 결제, 리워드 지급 등에서 스테이블코인 활용이 확대되며, 글로벌 결제·정산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 아이템·콘텐츠의 NFT화 및 토큰화 연계 모델도 활성화돼 해외 진출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도입으로 해외 소비자 대상 판매와 글로벌 정산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에서는 최근 국내 무역 거래 중 약 10%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 송금·무역 결제 비용 절감과 정산 속도 단축으로 이커머스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 및 유통한다면 더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현재 월마트와 아마존 등 미국 대형 리테일 기업들의 경우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류 콘텐츠를 판매하는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송금·결제 수수료 사업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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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은행의 경우 주 수익원인 지급결제 수수료, 환전 수수료, 송금 수수료 등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되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고객들이 예금보다 스테이블코인을 더 선호하게 되면 은행의 자금조달 기반마저 약해져 대출과 관련한 핵심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은행 고객의 금융 활동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워져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과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결제사인 카드사도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큰 매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최근 비자·마스터 등 카드사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증권업계의 경우 자산 토큰화와 디지털 채권·주식 결제 등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해외 자산 투자와 외국인 투자자 유치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증권업계 역시 기존 중개 수수료 모델의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보다 더 많은 투자자들이 국내보다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면 자본조달에 어려움 겪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금융권, 스테이블코인 발행 참여 통해 대응방안 모색
이런 위기 속에서도 은행권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최근 KB국민·신한·우리·농협·기업·수협·케이뱅크·iM뱅크 등 8개 은행이 오픈블록체인·DID협회 및 금융결제원과 협력해 '원화 연동형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일본의 프로그맷(Progmat)과 한국의 페어스퀘어랩,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이 주최한 '프로젝트 팍스(Project Pax)'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디지털 자산 활용 차세대 글로벌 송금 및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국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결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스테이블코인의 실제 영향은 해외 대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국내는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시스템과 카드결제 시스템을 잘 갖춰진 상황이다.
특히 송금의 경우에도 토스 등을 통해 실시간 무료 송금이 가능해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장점인 '빠르고 저렴한 송금'의 차별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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