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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이유로 평소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다 명절에서야 겨우 고향을 찾은 당신. 오랜만의 만남에 행복함도 잠시, 왠지 예전과 다른 부모님의 행동과 말투에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면 노화로 인한 각종 질환 탓일 수 있다.
감기가 걸린 것도 아니라면서 끊임없이 잔기침을 하는가 하면 최근 일을 잘 기억 못하시는 등 사건으로 석연치 않은 느낌은 이어지지만 그렇다고 괜찮다는 부모님을 억지로 끌고 병원에 모시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부모님 건강을 직접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식사량 줄었는데 체중 늘었다면… '심부전' 의심


오랜만에 뵌 부모님 체중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나 보이는데 함께 식사를 하다 보니 오히려 식사량은 과거보다 줄어들은 듯 하다. 최근 들어 입맛이 없다면 심장과 관련된 질환일 수 있다.

그중 가장 흔한 질환은 심부전. 심부전은 심장이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것을 뜻하며 원인은 고령, 고혈압, 부정맥, 선천성 심질환, 바이러스 감염이나 당뇨 등 여러가지다.

대표적인 증상은 급격한 체중증가와 피로감, 목의 혈관들이 불거져 나오는 경정맥 팽창, 누웠을 때 심해지는 호흡곤란, 식욕 부진 등이 있다.


특히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누우면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호흡곤란이 이어지는 것은 심장질환의 징후들로 여겨진다.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인들은 당연히 기력이 없고 폐활량이 적으니 숨이 찰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며 "고열·인후통 등 감기 증상 없이 기침만 이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심부전 같은 심장질환은 마른기침과 천명(쌕쌕거리는 소리)을 동반하는 경우가 잦다. 심부전 등 심장질환은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질환이 의심된다면 지체 말고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찾도록 하자.

◆갑작스러운 성격변화엔 '치매' 의심해야

항상 조용하고 인자하던 부모님이 이번 명절 연휴 사소한 일로 부쩍 화를 자주 내거나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가 일어난다면 뇌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최근 벌어진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간단한 계산도 틀리는 것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특히 고령층이라면 치매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때때로 나타나는 치매의 전조 증상은 부모님에게 직접 여쭙기보다 부모와 함께 사는 가족·친척, 근처의 이웃에게 물어보는 것이 좀 더 정확할 수 있다.

이를테면 외출했다가 집을 찾지 못해 동네에서 헤맨 적이 있거나 이유 없이 사람을 헐뜯고 의심한 적이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또 부모님의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졌는지, 계산을 못하시는지, 부쩍 말수가 늘거나 말수가 주는 등 성격이 변했는지, 이전보다 괜히 화를 내는 일이 많아졌는지도 살펴야 한다.

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아니라 뇌졸중과 관련된 혈관성 치매라면 운동장애가 흔히 동반된다"며 "승용차를 타고 내릴 때 동작이 매우 굼뜨거나 종종걸음의 증상이 있는지,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발음이 부정확해지지는 않았는지, 물·음식 섭취 시 사래가 걸리는 일이 잦아지지는 않았는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