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어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출석체크하면 쿠폰을 주는 경험치 보상 등의 게임이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Game’(게임)과 ‘~fication’(~化)라는 단어를 합친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이 아닌 영역을 ‘게임화’한다는 의미. 서비스에 재미를 더하니 이용자가 좋아하고 이용자가 좋아하니 기업 매출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다. 하지만 ‘게임은 질병’이라는 경각심이 사라지고 과몰입,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머니S>가 게이미피케이션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봤다.【편집자 주】
[“세상을 플레이하다” 게이미피케이션-①] 일상에 스며들다
득템 : 게임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는 것.
사기캐릭터(사기캐) : 다른 캐릭터에 비해 게임 밸런스를 무너뜨릴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캐릭터.
경험치 획득: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거나 적을 해치웠을 때 주어지는 보상.
일상생활은 게임이다? 득템, 사기캐, 경험치…. 게임을 즐기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이러한 게임 용어를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비행기표를 사고 숙박시설을 이용하면 쌓이는 마일리지 득템, 매일매일 어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출석체크하면 쿠폰을 주는 경험치 보상 등은 게임이 일상으로 스며든 현상이다. 이른바 게이미피케이션.
일상생활은 게임이다? 득템, 사기캐, 경험치…. 게임을 즐기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이러한 게임 용어를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비행기표를 사고 숙박시설을 이용하면 쌓이는 마일리지 득템, 매일매일 어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출석체크하면 쿠폰을 주는 경험치 보상 등은 게임이 일상으로 스며든 현상이다. 이른바 게이미피케이션.
직원 교육에 모바일 게임 도입. /사진제공=CJ ENM 오쇼핑
◆놀이하는 1060세대… 게임이 답
게이미피케이션의 성장은 스마트폰 보급과 궤를 같이한다. KOCCA(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한 <2018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0세부터 65세 일반인 중 67.2%가 게임을 이용했으며 전체 게임 이용자 10명 중 8명(88.3%)은 모바일 게임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여겨 볼 점은 40대 53%, 50대 50.3% 등 중년 세대에서도 절반 이상이 게임을 즐기고 60~65세의 36%도 모바일 게임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게임을 젊은 세대 뿐 아니라 모든 연령에서 즐기고 있다는 반증이다. 최근 기업들도 이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게임의 다양한 장점을 차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나아가 마케팅에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있어서다. 놀이하는 인간, 재미를 거부할 사람은 없다는 전제다. 서비스에 재미를 더하니 고객이 좋아하고 고객이 좋아하니 실적이 올라가고 매출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다.
이러한 게이미피케이션의 핵심 메커니즘은 세가지. 우선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하며 포인트를 얻거나 레벨을 올리고 가상통화(가상화폐)를 받는 등 보상 기법을 적용 한다. 또 다른 플레이어와 실적을 비교하거나 도전과제를 제시하는 임무 완수 부분도 빼 놓을 수 없다. 여기에 내러티브(narrative)와 스토리텔링 등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도 핵심 메커니즘으로 꼽힌다.
놀이동산에서 한번쯤 봤을 법한 다트판 중앙에 다트핀을 명중시키면 상품을 주는 길거리 마케팅이 대표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다. 다트핀을 던지거나 퀴즈를 맞힌 데 따른 보상으로 상품을 받으면 ‘득템’ 기분이 느껴질 뿐 아니라 무심코 지나가던 행인들의 관심도 유발한다. 흥미와 참여를 유도하는 게임적 요소의 핵심은 퀘스트와 리워드 즉 임무와 보상이다. 적절한 난이도의 질문을 주고 이를 완수하면 적당한 보상을 주는 리워드 시스템은 롤플레잉게임에서 흔히 활용하는 요소다.
◆유통·금융·교육 서비스 폭넓게 활용
최근에는 분야를 막론하고 게이미피케이션이 더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자주 오르는 초성 퀴즈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뜨는 광고 콘텐츠 등에 기반을 둔 앱테크가 요즘 대세다. 앱을 켜고 퀴즈를 풀거나 운동을 하면 포인트를 받고 이를 현금처럼 사용하는 방식.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쉽고 재밌게 푼돈을 얻을 수 있어 젊은 세대에게 인기다.
행운퀴즈로 고객 유치에 나선 토스가 대표적 사례다. 토스에서는 이벤트 진행자가 상금을 걸고 퀴즈 문제를 공유한다. 특정 시간에 토스 행운퀴즈의 답을 맞힌 이벤트 참가자에게는 토스 계좌로 돈이 입금된다. 운이 좋으면 몇백원을 얻을 수 있다. 캐시슬라이드는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뜨는 광고 콘텐츠를 본 뒤 잠금을 해제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준다. 2012년 출시된 뒤 다운로드 수 2300만건 돌파. 연 매출은 600억원을 달성했다.
금융권도 게이미피케이션을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다이어트 목표를 달성하거나 영화 관객 수에 금리가 연동되는 이색 상품 등을 꾸준히 출시해왔다. KB국민은행의 ‘KB말하는 적금’이나 IBK기업은행의 ‘IBK흔들어 적금’처럼 캐릭터 육성 등 게임 결과를 통해 이율을 결정하는 방식의 상품도 나왔다. 최근 사용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삼성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도 사용자의 소비를 게임화해 보상을 지급한다.
◆도입 효과 '톡톡'… 최대 거래액 경신
이커머스업계는 타임마케팅을 도입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매달 1일 ‘위메프 데이’를 진행하고 있는 위메프는 지난 8월 1일 위메프데이에서 최대 거래액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하루 거래액은 378억원. 주문 건수는 75만7000건, 총 판매 수량은 128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매 시각 정각이 인기상품을 초특가로 판매하는 타임특가에서 명랑핫도그 통모짜핫도그 1만개, BHC 뿌링클 및 콜라 2000개, 설빙 인절미빙수 3000개 등 12개 상품이 1초 만에 완판됐다.
티몬도 오전 10시10분간 진행하는 ‘10분 어택’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자두(100원) 상품을 10만500개 판매해 국내 이커머스 사상 최단 시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10분 어택은 6월 말 시작 후 현재까지 200만개가 넘는 상품들을 판매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게임적 요소를 활용하면 최소 ‘자발적인 참여’와 ‘지속적인 이용’ 두 가지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며 “게임에 대한 관심은 모든 연령대에서 이미 높은 편이지만, 앞으로 게임에 더 익숙한 젊은 세대가 성장할수록 게임과 게임이 아닌 것의 경계는 점점 옅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게이미피케이션은 교육·인사 등 예상 밖의 영역으로도 파고들고 있다. 교육 내용의 효과적인 전달과 몰입을 통한 학습성과 향상에 도움이 돼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신입사원 교육에 게임을 접목시켰고, CJ오쇼핑도 직원 교육에 게임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총 17차례에 걸쳐 1000여명의 전 직원이 참여했다.
전문가들 역시 게이미피케이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임충재 계명대 게임모바일공학전공 교수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게이미피케이션 정책 토론회에서 “사람들은 놀고 싶어 한다. 논다는 것은 재미가 있다는 것이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며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구조가 게임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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