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16.9도와 처음처럼 25도/사진=머니S DB
롯데주류가 최근 25도 대용량을 ‘진한처럼’이 아닌 ‘처음처럼’으로 출시한 것을 두고 소비자 혼동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처음처럼은 지난달 알코올 도수 17도를 0.1도 낮추면서 이달 초부터 TV광고를 시작, 고도수 소주 브랜드를 진한처럼으로 통합했다. 롯데주류는 12월 초 처음처럼 750ml 대용량 가정용 제품을 출시했다. 와인병 사이즈의 해당 제품은 알코올도수 25도짜리 희석식 소주로 브랜드명은 ‘처음처럼 25’다. 롯데주류는 해당 제품을 테스트 출시한 뒤 시장 반응에 따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하지만 롯데주류가 ‘처음처럼 25’라는 동일한 브랜드로 고도수 제품을 출시한 것을 두고 일종의 ‘꼼수’라고 지적한다. 주세법에 의한 주류 광고를 하는 경우에는 알콜 17도 이상의 주류를 광고방송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롯데주류는 이 일환으로 지난달 처음처럼 도수를 0.1도 낮추면서 ‘처음처럼 진한’, ‘처음처럼 25’ 등의 고도수 소주 브랜드를 ‘진한처럼’으로 통합했다.
이런 라인업 변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TV광고 시작과 동시에 처음처럼 25도를 다시 내놓으면서 소비자 오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 혼동’ 여부는 주류 방송 심의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주류업체 A사의 경우 저도수 브랜드 TV 광고 진행 중에 새 브랜드 25도를 출시하려다 방송 심의 과정에서 문제가 돼 출시를 전면 취소한 바 있다. 또 다른 B사도 저도수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TV방송 광고 진행 절차를 밟던 중 기존 대표 제품이 17도 이상이라는 상징성이 있다며 방송 광고 심의가 거절됐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심의위원회에서 가장 크게 작용 받는 건 소비자 오해 할 수 있냐의 가능성을 판단해 가부 여부를 가리는 것”이라며 “롯데주류가 16.9도와 25도를 차별성을 주려고 했으면 광고 모델을 각기 채용하거나 브랜드 네이밍을 달리했을 텐데 그런 노력은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처음처럼 16.9도와 25도 백라벨에는 처음처럼 광고 모델인 수지 사진이 동일하게 인쇄되어 있다. 수지는 최근 공개된 처음처럼 포스터에서 ‘더 부드러워진 처음처럼’이라는 문구와 함께 하얀 스웨터를 입고 등장해 ‘처음처럼’의 부드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방송심의위원회 관계자는 “현재까진 17도 미만에 대한 광고 규제가 있고 브랜드 명칭에 대한 규제는 없다”면서 “보건복지부에서 정책적인 권고적 차원으로 규제를 주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2012년엔 롯데주류가 서울시의 자제 권고를 받아들이면서 현아, 효린 등 아이돌이 출연한 ‘처음처럼’ 광고를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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