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1호점. /사진=박흥순 기자

[주말리뷰]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8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2337명으로 전일대비 571명 폭증하면서 전국을 패닉에 빠뜨렸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선 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전날인 26일 SK텔레콤 직원이 1차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 출입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상당수의 대기업이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는 등 전례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자는 문득 국내에 유일한 애플스토어의 코로나19 대비 태세가 궁금했다. 그래서 직접 서울 가로수길에 위치한 애플스토어를 가봤다.

평일인 27일 애플스토어에는 방문객이 가득했다. /사진=박흥순 기자
국내 유일의 애플스토어는 서울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가로수길의 목좋은 자리에 있다. 애플스토어는 2017년 12월30일 문을 연 이후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기자가 방문한 27일에도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은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신음하는 것은 다른나라 이야기 인 듯 매장 안에는 수백명의 사람이 운집해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매장을 찬찬히 살폈다. 매장 정문 좌측에는 손소독제가 있었으며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문객을 응대했다. 매장 폐쇄는 아니어도 바람직한 대응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자동 손소독제 기기 앞에 섰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이야기를 나누는 애플 직원. /사진=박흥순 기자
하지만 손소독제는 나오지 않았다. 손을 넣었다 빼기를 여러번. 하지만 손소독제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기자는 ‘단말기를 만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소독제를 관찰했지만 10분넘게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시민은 한명도 없었다.
방문객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들 앞에서 제품을 설명하는 직원들 가운데 소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목격됐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민들간 다툼이 발생했다는 기사가 불현듯 떠올랐다. 보건당국이 안내지침을 계속 내리면서 고군분투 하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 단말기에도 애플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 방문객들은 누가 만졌을지도 모르는 단말기를 연신 손에 쥐었다 내려놓았고 직원들은 그저 소독제없는 천을 사용해 제품을 문지를 뿐이었다.

아무런 소독제 없이 제품을 닦는 애플 직원. 이 직원은 기자가 매장을 떠날 때까지 천을 한번도 교체하지 않았다. /사진=박흥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한 직원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 직원은 매장을 바쁘게 오가며 단말기를 닦는데 열중했다. 기기를 닦는 천을 교체하지도 않았은 채 하나의 천으로 여러 제품을 닦아댔다. 제품은 반짝반짝 빛났지만 선뜻 만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날 둘러본 가로수길 애플스토어는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초대형 매장임에도 코로나19에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아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루 뒤인 28일에는 인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뉴코아 강남점에 확진자 방문 사실이 밝혀지면서 잇따라 휴점에 들어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비말과 손을 통해 전염되는 만큼 애플스토어의 대비태세가 어떤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상 발생시에는 ‘국번없이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