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3’가 출격 준비를 마쳤고 가을에는 시장을 석권한 애플의 여섯 번째 시계 ‘애플워치6’의 출시가 유력하다. 사진은 2018년 출시된 갤럭시워치. /사진=뉴스1
올해 하반기 스마트워치가 쏟아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3’가 출격 준비를 마쳤고 가을에는 시장을 석권한 애플의 여섯 번째 시계 ‘애플워치6’의 출시가 유력하다. 여기에 중국업체 샤오미는 18일 기능과 가격을 최소화한 ‘미밴드 5’를 선보이며 스마트워치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시장이 생겨난 스마트워치는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사치품’에서 ‘일상생활을 편하게 돕는 손목 위의 비서’로 자리매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퍼지던 올해 1분기에도 스마트워치시장은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370만대로 2019년 1분기 1140만대보다 230만대(약 20.2%) 증가했다. SA는 “판매 부진을 겪은 스마트폰과 달리 스마트워치는 개인의 건강을 확인하려는 이들의 영향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마트워치시장은 애플이 독주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유일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2020년 1분기 시장점유율은 애플이 5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13.9%를 기록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은 2019년 1분기 점유율 54.4%였으나 1년 동안 점유율을 1.1% 더 끌어올렸고 삼성전자는 2019년 1분기 14.9%의 점유율에서 1.0%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판매량은 증가했다. 애플은 1분기 총 760만대를 팔아 1년 전보다 판매량이 140만대 늘었으며 삼성전자는 170만대에서 190만대로 판매량이 20만대 늘면서 시장의 성장세를 대변했다.

혈압·심전도 측정 갤워치3 뜬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워치3를 선보이며 애플의 독주에 제동을 걸 방침이다. 갤럭시워치3는 크기와 통신방법에 따라 ▲41㎜ 와이파이 모델 ▲41㎜ LTE(롱텀에볼루션) 모델 ▲45㎜ 와이파이 모델 ▲45㎜ LTE 모델 등 4가지로 출시된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와이파이용 모델 두 종류는 5월29일 적합성평가를 통과했고 6월5일과 9일엔 LTE 모델 두 제품이 모두 적합인증을 받으면서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2020년 1분기 스마트워치 판매량 및 시장점유율. /자료정리=김은옥 기자
제품의 사양은 ▲330mAh(밀리암페어시) 배터리 ▲8GB(기가바이트) 저장용량 ▲5ATM(기압) 방수 ▲미국국방부 군사규격(MIL-STD 810G, 밀스펙) 인증 ▲고릴라글래스 DX ▲5W(와트) 무선충전 등을 지원할 전망이다.

2018년 갤럭시워치를 끝으로 사라졌던 물리 회전베젤도 다시 등장한다. 물리 회전베젤은 시계를 감싸는 테두리로 화면을 보호하는 기능과 컨트롤러의 역할을 수행한다. 베젤을 돌려 앱을 선택하는 것은 물론 화면이 작은 스마트워치의 조작을 쉽고 간편하게 만든다. 삼성전자는 활동성을 극대화하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2019년 출시된 갤럭시워치 액티브2부터 물리 회전베젤 대신 터치형 베젤을 도입했다.

갤럭시워치3가 전작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헬스 케어’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4월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혈압측정앱 ‘삼성 헬스 모니터’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허가를 취득했다. 모바일 앱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이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것은 세계 최초다. 삼성전자는 이 앱을 3분기 중 선보일 계획이며 갤럭시워치3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5월24일에는 식약처로부터 심전도(ECG) 측정 앱의 허가도 받았고 18일에는 관련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워치 액티브2에 먼저 도입했다.

ECG는 심장박동을 유발하는 전기 신호의 타이밍과 강도를 기록하는 검사다. 갤럭시워치3에 적용되는 ECG 측정방식은 스마트워치에 반대 손가락 끝을 30초 가량 올려두는 것이 전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 액티브2와 갤럭시워치3부터 이 기능을 도입한다.
갤럭시워치3의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7월에 제품을 공개한 뒤 8월5일을 전후해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눈에는 눈… 애플, 헬스 케어로 맞불
애플은 5월24일 의료기기 품질관리기준(GMP)을 통과했다. GMP 인증은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자가 통과해야 하는 적합성 평가다. 애플은 사진은 애플워치5. /사진=로이터
삼성전자가 연이어 헬스 케어 기능을 강화하자 애플도 관련 기능의 인증을 취득하며 스마트워치시장 수성 의지를 내보였다. 6월3일 식약처에 따르면 애플은 5월24일 의료기기 품질관리기준(GMP)을 통과했다. GMP 인증은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자가 통과해야 하는 적합성 평가다.

애플이 인증을 획득한 분야는 ‘생체현상 측정기 품목 2등급’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기의 인증을 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애플이 국내시장에 선보인 기기 중 생체현상을 측정하는 제품은 애플워치 하나뿐이다. 업계는 애플의 이번 GMP 인증이 애플워치의 ECG 측정 기능을 위한 것이라고 예상한다.

애플은 2018년 출시한 애플워치4부터 ECG 측정기능을 탑재했다. 현재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독일 등 약 35개국에서 이 기능을 활용 중이다. 다만 국내시장에서는 식약처의 인증을 받지 못해 해당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번 GMP 인증으로 국내에 출시되는 애플워치로 ECG 측정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반기에 출시될 애플워치6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애플워치6는 전작과 비슷한 디자인에 수면측정기능과 혈중산소포화도 또는 포도당수치 측정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으며 9월 출시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출시가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