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간) 맨시티와 번리의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린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 상공에 '백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사진=로이터
과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서 뛰었던 수비수 마이카 리차즈가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듯한 문구가 경기장 상공에 게재된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맨시티와 번리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경기는 맨시티의 5-0 승리로 끝났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시작 직후에 나왔다. 양 팀 선수들이 킥오프를 위해 기다리는 상황에서 정체 모를 비행기가 이티하드 스타디움 상공에 나타났다. 비행기는 '번리, 백인의 목숨도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 Burnley)는 문구가 쓰여진 플래카드를 달고 비행하다가 사라졌다.
이는 프리미어리그가 진행하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의미로 매 경기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관련 행사를 가진다. 경기를 치르는 양 팀 선수들은 센터서클에 서서 플로이드를 향해 묵념을 하고 선수들은 킥오프 휘슬이 울리면 그 자리에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제스처를 취한다. 이날 장면은 이러한 인종차별 반대 움직임에 반하는 뜻을 가진 이들이 벌인 사건으로 보인다.
리차즈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출연한 영국 '스카이스포츠' 방송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우리가 얼마나 (인종차별 반대를 위해) 많은 일을 했는지 생각해보라. 이번 일은 내게 정말 큰 상처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난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라면서도 "이를 망치고자 하는 이들이 일부분일지라도 여전히 많은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번리 구단은 경기 이후 성명을 통해 관계 당국과 협조하여 이런 일을 벌인 이에게 적법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번리 구단은 "명확히 말한다. 이런 일이 터프 무어(번리 홈구장)에서는 전혀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블랙 라이브스 매터' 캠페인을 돕는 이들과 맨시티 구단, 프리미어리그 측에 전적으로 사과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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