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과 야디에르 몰리나가 25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경기를 5-4 승리로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따냈다. 이제 비로소 메이저리그 입성을 실감하고 있다.
김광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경기에 팀이 5-2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렸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순간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마무리로 보직이 확정된 김광현은 세이브 상황이 되자 자연스럽게 데뷔전을 치렀다. 3-2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8회말 폴 데종이 투런홈런을 터뜨리면서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쉽지 않은 데뷔전이었다. 붉게 상기된 김광현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긴장 탓인지 김광현은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고 위기를 자초했다. 수비 실책도 나왔다.

첫 상대 조시 벨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토미 에드먼이 포구에 실패했다. 타구 속도가 빨랐다고는 해도 충분히 아웃카운트를 올릴 수 있는 타구였다. 이어 김광현은 콜린 모란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단숨에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김광현은 호세 오수나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5-2 리드가 순식간에 5-4로 좁혀졌다. 무사 1루 상황이 계속되면서 블론 세이브 위험이 높아졌다.


그러나 김광현은 길레르모 에레디야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제이콥 스탈링스에게 2루수 병살타를 유도해 경기를 끝냈다. 세인트루이스의 5-4 승리. 그렇게 김광현의 '데뷔전 세이브'가 완성됐다.

이로써 김광현은 김병현(86세이브), 봉중근(1세이브), 박찬호(2세이브), 오승환(42세이브), 류현진(1세이브)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6번째로 메이저리그에서 세이브를 신고했다. 또한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따낸 것은 김병현에 이어 2번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폴 골드슈미트가 25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경기를 승리로 마친 뒤 기념공을 챙기고 있다. (MBC스포츠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현지 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이날 세인트루이스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신인 마무리 김광현이 실책 후 2점을 내줬지만 팀 승리를 지켜내며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고 데뷔전을 치른 김광현에 대해 언급했다.
김광현이 경기를 매조지자 1루수 폴 골드슈미트는 병살타로 연결한 공을 뒷 주머니에 고이 집어넣는 장면이 방송 화면에 잡혔다. 김광현에게 첫 세이브 기념구를 챙겨주기 위한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호흡을 맞춘 포수 몰리나는 김광현을 격려하면서 허리를 숙여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골드슈미트와 몰리나는 세인트루이스를 넘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다. 그 선수들이 이제는 김광현의 팀 동료가 됐다. 기념구를 챙기고 소리를 지르며 격려하는 동료들의 모습에 김광현도, 그를 응원하는 팬들도 메이저리그 데뷔를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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