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신사 테라스의 쇼핑 풍경은 다른 매장과 조금 다르다. 원하는 제품을 골라 계산대로 가는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드는 사람이 눈에 띈다. 상품 하단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자 무신사 모바일 앱으로 구매 페이지가 자동 연결된다. 계산을 위해 기다릴 필요도, 제품이 든 쇼핑백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할인쿠폰은 무신사 테라스 와이파이를 잡는 순간 알아서 적용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건 스마트폰과 무신사 아이디뿐이다.

무신사 테라스 shop 모습./사진=김설아 기자
대학가와 연남동 등 주요 상권이 다수 밀집해 있는 홍대입구역. 젊은층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이곳은 3개 호선의 거대 환승 플랫폼이자 1일 유동인구로는 강북 지역 1위를 찍는 곳이다. 이 핫플레이스에 ‘온라인 패션 성지’로 통하는 무신사가 첫 오프라인 공간을 열었다.
마포구 동교동 애경타워 꼭대기 17층에 문을 연 이 공간은 이름하야 ‘무신사 테라스’. 옷잘러(옷을 잘 입는 사람)라면 누구나 안다는 무신사 판매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입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채로운 패션 이벤트와 전시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인생샷 명소 #뷰맛집 #놀이공간

8월11일 방문한 무신사 테라스는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 힘든 거대한 실험장과 같았다. 동행한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이라기보다 복합 문화공간이라고 보는 게 맞다”며 “단순 제품 홍보가 아니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면서 소비자와 소통하는 플랫폼 역할에 더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테라스 shop 입구/사진=김설아 기자
스토어 안으로 들어서자 ‘테라스 팀’으로 호칭하는 직원이 안내를 도왔다. 10여명의 테라스 팀은 무신사가 직접 고용한 정직원들. 이들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는 테라스에서 방문객을 응대한다. 스토어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이용객이 감소하긴 했지만 그 전에는 일평균 600명, 주말 1000명 정도가 방문했고 브랜드 행사가 있는 경우에는 2000명까지도 왔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특이한 것은 두 가지. 우선 스마트폰이 꼭 필요하다. 입장과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테라스 공용 무선 인터넷(와이파이)을 잡아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와이파이를 잡고 무신사 모바일 앱에 로그인하면 현재 무신사 스토어에서 진행하는 기획전을 한눈에 보고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 일명 체크인 서비스. 또 테라스 샵 상품을 구매할 경우 10% 할인이 자동 적용되고 테라스 내 키친 카페 ‘AWK’의 커피 메뉴도 할인받을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계산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 현장 구매가 가능한 일부 제품을 제외하곤 대부분 제품은 진열대 앞에서 바로 구매가 이뤄진다. 전 상품 모두 가격 태그에 QR코드가 삽입돼 있다. 이 QR코드를 스마트 폰으로 찍으면 무신사 모바일 앱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과 마찬가지로 1~2일이면 집으로 바로 배송되기 때문에 번거롭게 상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무신사 관계자는 “QR코드로 구매한 뒤 집으로 배송받는 시스템을 소비자가 재미있어 하고, 다른 데 놀러가도 손이 가벼워 만족도가 높다”며 “스토어 연동 구매로 일정 부분 매출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와 행사공간으로도… 제약 없는 공간

테라스 내부는 쇼핑이 가능한 샵과 라운지, 키친, 파크 등 총 4개 존으로 구성됐다. 샵에는 무신사에 입점한 제품이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한정판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무신사 자체 캐주얼 웨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와 LP판, 책, 에어팟 케이스 등 다양한 제품군도 볼 수 있다.

직장인 손민우씨(29)는 “옷이 많지는 않지만 간판 상품을 가져다 두니 꽤 볼만하다”며 “옷뿐 아니라 다양한 소품까지 살 수 있어 감성을 자극한다. 소품이 묘하게 무신사 패션 아이템과 어울린다는 게 또 다른 매력”이라고 말했다.

라운지에서 스툴 365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사진=김설아 기자
2644㎡(800평) 규모의 넓은 공간은 전시장이자 공연장, 행사장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기자가 방문한 이 날은 8월16일까지 ‘스툴 365’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전시된 스툴 작품에 직접 앉아보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관객 체험형 전시다.
특별한 행사가 없을 땐 텅 빈 라운지가 편안한 휴식처가 돼준다. 라운지 옆에는 카페 ‘AWK’가 있어 향 좋은 커피와 차를 즐길 수 있다. “말차라떼 맛집”이라는 게 무신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테라스로 이어지는 파크 공간은 인생샷 명소로 통한다.

홍대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뷰 맛집’으로 특히 일몰 무렵에 환상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대학생 박지민씨(26)는 “옷을 사러도 오지만 탁 트인 테라스에서 노을을 보며 커피 한 잔 마시기도 좋아서 종종 찾는다”며 “홍대 한복판에서 이런 공간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유일무이하다”고 말했다.

무슨사테라스. 홍대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사진=김설아 기자
그래서인지 무신사 테라스를 쇼핑공간으로 정의하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놀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곳” “전망좋은 카페” “갤러리 공간” “옥상 루프탑” 등 다양한 후기가 쏟아진다.
무신사가 테라스로 추구하는 가치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곳을 찾는 이들이 10·20대에 국한되지 않고 엄마와 딸, 외국인 등 의외로 다양하단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 공간을 통해 더 다양한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