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녹화 영상을 통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화면 오른편에서는 김부겸 후보가 발표문을 살펴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2020.8.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한재준 기자 = 역시 이변 없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선출되면서, 김부겸·박주민 당대표 후보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표현이 나올정도의 '이낙연 대세론' 가운데서 고군분투한 두 후보는 저마다 다른 색깔과 존재감을 보였다.
이낙연 당대표 후보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60.77%의 총득표율을 기록, 김부겸·박주민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김 후보는 21.37%, 박 후보는 17.85% 득표율을 얻었다.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박 후보는 3위를 했지만, 2위인 김 후보를 3.52%포인트(p)차까지 따라붙으며 선전했다.
당대표 당선시 어렵사리 '대선 불출마'라는 배수진까지 쳤던 김부겸 후보는 이번 4·15 총선에서 낙선했기에 당장 공식적인 직을 맡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노영민 실장 후임으로 김 후보의 대통령 비서실장행도 거론되고 있다. 차기 당대표 재도전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낙연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만큼, 김 후보가 차기 당대표에 재등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에서도 유일한 영남 주자인 김 후보가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판단, 이번 전당대회에서 크게 흠집나선 안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다만 김 후보 측에서는 재등판과 관련해 선을 긋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앞으로 김부겸 후보의 쓰임새가 어떻게 될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며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지 등에 대해선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김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은 "차기 당대표 선거에 나갈지, 대선 경선 레이스에 도전장을 낼지 등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기국회가 끝나고 연말 연초 상황을 보면서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전당대회 후 낙선사례를 전하면서 "이제 당력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민주당'을 이룰 때"라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양극화를 해소하고, 개혁과제를 완수해야 할 책임이 우리 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적과 비판도 무겁게 끌어안고, '새로운 김부겸'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일신우일신하겠다"고 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박 후보는 17.85%의 총득표율로 이낙연, 김부겸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유례없는, 완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2020.8.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편 가장 늦게 깜짝 출마선언을 하면서 당을 놀라게 한 박주민 후보는 '2등 싸움이 더 흥미롭다'는 이례적인 관전구도를 만들었다.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특히 젊은 개혁성향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받은 박 후보는 2위인 김 후보를 3.52%p차까지 추격하며 선전했다.
실제 개표 결과를 보더라도, 타 후보보다 조직력에서 우위를 점쳐온 김 후보는 29.29%(4417명)의 대의원 득표율을 얻으나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14.76%(4만8277명), 국민 및 당원 여론조사에서는 각각 13.85%, 18.05%에 그친 반면, 박 후보는 대의원 득표율은 13.51%(2037명)로 낮았지만 권리당원 득표율 21.51%(7만3021명), 국민 및 당원 여론조사 각각 22.14%, 당 19.15%로 비교적 선전했다.
전국 기반을 닦아온 조직력에서 김 후보에 크게 밀릴 것이 뻔했지만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권리당원들 공략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이미지를 부각하며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 비대면 선거운동으로 관심을 모았다.
출마 과정에서 중진 의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과 강한 만류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당대표 출마 만으로도 존재감을 부각, 정치적 위상을 단숨에 올리는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데다, 이재정·김남국·김용민·장경태 의원 등 이른바 '박주민계'의 형성까지 보여줬다.
박 후보의 출마 배경을 두고 차기 서울시장 선거를 염두에 둔 전략적 선택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된 만큼, 박 후보의 향후 행보는 서울시장 선거로 모아지게 됐다.
다만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과 성추행 피소 등으로 내년 재보선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여성이 적합하다는 당내 여론이 상당한 점은 변수다.
박 후보 본인 역시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답변을 수차례 해왔다.
박 후보는 이날 전당대회 후 페이스북에 낙선인사를 올려 "이낙연 신임 당대표님을 도와 우리 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함께 애쓰겠다"고 했다. 그는 "저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신발끈을 더욱 조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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