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휴면 신용카드는 27만5000장으로 전분기보다 14.6% 늘어났다. 이는 8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비씨카드가 올 2분기 8개 카드사 중 휴면 신용카드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휴면 신용카드는 27만5000장으로 전분기(24만장)보다 14.6%(3만5000장) 급증했다. 이는 8개(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카드사 중 증가율이 두 세 번째 높은 하나카드(2.8%)와 삼성카드(2.6%)와 비교해도 12%포인트 안팎으로 높았다. 절대 증가량에서도 삼성카드(2만8000장), 하나카드(2만2000장)를 넘어섰다.

휴면카드는 카드사가 발급한 개인 또는 법인 신용카드가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경우 분류된다. 회원이 아닌 카드 수를 기준으로 집계하기 때문에 개인이 카드를 여러 장 발급받아 1년 동안 한 장의 카드만 사용할 경우 나머지 카드는 휴면카드로 전환된다.


비씨카드는 한 분기만에 휴면카드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총 신용카드 대비 휴면카드 비중도 1분기 말 43.87%에서 2분기 말 48.44%로 4.57%포인트 확대됐다. 이 역시 8개 전업 카드사 중 최고 증가폭이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와 하나카드, 현대카드의 총 신용카드 대비 휴면카드 비중 상승률은 각각 0.12%포인트, 0.24%포인트, 0.02% 포인트로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비씨카드의 휴면 신용카드 수는 매해 급증하고 있다. ▲2016년말 4000장 ▲2017년말 6만3000장 ▲2018년말 8만4000장 ▲2019년말 19만장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이처럼 휴면 신용카드가 늘어난 것은 카드사가 신규 회원 유치에만 혈안돼 과도한 마케팅을 통한 ‘장롱카드’만 양산한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휴면 신용카드가 증가한 것은 휴면카드 자동 해지 규정 폐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일정 기간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 이용이 정지되더라도 유효기간까지 자동으로 해지되지 않도록 하고 필요에 따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씨카드는 경영 실적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비씨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6% 감소했다

전체 영업수익의 87%를 차지하는 매입업무수익은 올 상반기 1조445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140억원)보다 4.5%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카드자산 규모도 6.8% 감소한 1조4657억원을 기록했다.

신용판매(일시불·할부)와 현금서비스 등을 포함한 카드 이용실적도 전년 동기보다 5.5% 줄어든 83조6410억원에 그쳤다. 개인회원의 카드 수와 회원 수는 각각 4927만7000장, 3489만2000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보다 각각 0.76%, 1.73%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정이 개정되면서 휴면카드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휴면 고객이 늘어나면 매몰비용도 증가해 카드사에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