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찰이 노무현 재단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며 인정하고 사과했다.

유 이사장은 22일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누구나 의혹을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경우 입증할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러나 저는 제기한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한다"고 고개 숙였다.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은 늦은 사과를 받아들이면서도 발생한 피해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찰이 노무현 재단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며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진은 2019년 8월31일 유 이사장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 내 생태문화공원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탄생 73주년 기념 2019 봉하음악회'에서 '천년의 질문, 봉하에서 묻고 답하다'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이 계좌 들여다봤다"→"정중히 사과"
유 이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24일 공개된 노무현재단 유튜브채널 '알릴레오' 방송에서 "재단의 주거래은행이 1개인데 그 은행 재단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개인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한동훈 당시 반부패강력부장이 조국 사태 와중에 제가 (재단 유튜브인) 알릴레오를 진행했을 때 대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며 "그래서 '얘 이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다. 뭔가를 찾자'해서 노무현재단 계좌도 뒤진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모두 노무현재단 은행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의혹을 부인했고 관련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유 이사장은 보수성향 시민단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유 이사장은 "무엇보다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사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노무현재단이 유 이사장의 계좌 추적 관련 사과문을 22일 재단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사진=노무현재단 홈페이지 캡처

한동훈 "사과는 사과… 발생피해 조치는 검토"
유 이사장의 사과가 나온 가운데 한동훈 검사장은 거짓말의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이 22일 사과문을 발표하자 "늦게나마 사과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구체적 거짓말을 한 근거가 무엇이며 누가 허위정보를 제공했는지 밝히라"고 요청했다.

이어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유 이사장이나 노무현재단 관련 계좌를 추적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그럼에도 유 이사장은 지난 1년 동안 나를 특정한 거짓선동을 반복해 제가 큰 피해를 당했고 그 말을 믿은 국민도 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은 지난해 7월24일 유 이사장이 자신에 대한 수사심의회 당일 아침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이름과 시기를 특정해 거짓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 이사장은 잘 몰라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저를 음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