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 부작용 논란으로 백신 선택권이 좁혀지면서 모더나와 화이자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이 혈전 발생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AZ와 얀센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면서 백신 선택권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원을 직접 주입하지 않고 면역력을 형성하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에 각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연합(EU)도 화이자 백신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이날 화이자 백신 5000만회 분을 조기에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공급은 당장 이달부터 시작해 이번 분기 중으로 모두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도 얀센 백신 사용 중단으로 인한 접종 차질 우려를 일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미국인 모두가 맞을 수 있는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6억회 분이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미국 우선' 공급 방침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는 지난달까지 4500만회 분을 미국으로 공급했고 7월 말까지 3억회 분을 미국에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외 지역의 공급망 구축은 1분기 정도 늦어져 계속 확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다음달부터 모더나 4000만회 분을 공급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한국은 일정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AZ와 얀센 혈전 논란으로 백신 선택권이 좁혀지면서 상대적으로 잡음이 적었던 모더나와 화이자에 대한 수요는 더욱 폭증할 전망이지만 공급량은 이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까지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백신 생산 속도를 크게 높일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8억2000만회 분 이상의 백신이 투여 됐지만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르면서 각국은 치열한 백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연합(AU) 등 개발도상국의 집단 면역 달성도 더욱 멀어질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