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스1
한국씨티은행이 27일 '소비자금융 출구전략' 방안에 대한 논의했으나 구체적 일정이나 내용을 확정하지 않았다. 한국씨티은행은 모든 실행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는 동시에 빠른 시일 안에 최적의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이날 오후 화상회의 방식으로 이사회를 열고 국내 소매금융 출구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씨티그룹이 지난 15일 한국을 비롯한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 사업을 접겠다고 선언한 후 진행한 첫 이사회다.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유명순 행장), 기타비상임이사 1명(비샬 칸델왈 씨티그룹 아태지역 프랜차이즈 회계담당임원), 사외이사 4명(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민성기 전 한국신용정보원장, 이미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민주 전 BNK금융지주 부사장) 등 총 6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의장은 유 행장이 맡고 있다.


금융권에선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 관련 통매각, 분리매각, 철수 등 3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분리 매각' 방식은 자산관리(WM), 뱅킹,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사업 부문을 쪼개서 파는 것이다.

씨티은행이 분리매각에 나설 땐 인수자들은 가격 부담이 비교적 덜할 수 있고 씨티은행도 WM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다수의 인수 후보군들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일부에선 몸집 키우기에 나선 금융 지주사에서 개인금융 부문을 통째로 사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14년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일본씨티은행의 개인금융 부문을 인수했던 사례도 있다.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HSBC은행은 산업은행에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하기로 하고 논의를 진행했지만 기존 직원 고용 승계 등의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청산 절차를 밟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는 이날 '2020년 임금단체협약 투쟁 승리와 생존권 사수를 위한 규탄 시위'를 열고 이사회에 전 직원 고용 승계 및 근로조건 유지 등과 함께 분리매각과 자산매각(철수) 결사 반대라는 노동조합의 입장을 밝혔다.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번 한국시장 철수는 한국 직원의 잘못이 아닌 뉴욕 본사의 경영 책임에 기인한다는 것이 큰 문제"라며 "최근 씨티그룹 뉴욕본사에서 거액의 송금 사고가 발생했고, 이에 미국 금융 감독 당국이 '효과적인 위험 관리 정책의 장기적인 부재'를 이유로 막대한 금액의 과징금과 전산을 포함한 시스템 구축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향후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동일하게 제공되며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