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 AFP=뉴스1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베이징 신화 후 13년이 흘렀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야구대표팀은 이제 일본의 심장부 도쿄에서 또 다른 스토리를 쓰려 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은 한국 야구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당시 야구대표팀은 풀리그 7경기와 준결승, 그리고 결승까지 9전 전승이라는 믿기 힘든 성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승 우승 과정에서 수많은 명승부와 명장면이 나왔다. 특히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터진 이승엽의 극적인 역전 투런홈런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베이징 신화가 한국 야구에 미친 영향도 컸다. 올림픽 전까지는 축구의 인기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던 프로야구는 올림픽 우승 이후 붐이 일어나면서 호황을 누렸다.

많은 팬들이 올림픽 스타들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고, 관중수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또한 이정후, 강백호 등 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유소년들이 무럭무럭 성장해 현재 한국 야구를 지탱하는 대들보가 됐다.


하지만 야구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올림픽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베이징 신화 이후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지만,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야구는 일부 국가에서만 인기있는 비주류 종목이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열린 2번의 올림픽(런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한 배경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필두로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결국 야구는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13년 만에 다시 선을 보일 수 있게 됐다.

이전 올림픽과 달리 야구 진행 방식이 확 달라진 것이 흥미롭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출전국을 6개국으로 줄이는 대신 변형 패자부활전 방식을 채택했다.

도쿄 올림픽 야구 진행 방식.(WBSC 홈페이지 캡처)© 뉴스1

3개 나라씩 2개의 조를 편성해 조별리그 성적을 바탕으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한다.
패자부활전 방식이 도입되면서 조별리그 최하위도 최종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가령 한국이 조 3위에 머물러도 녹아웃 스테이지부터 모든 경기(8경기)를 승리한다면 금메달을 따게 된다.

반면 조별 리그에서 2승을 거둬 1위를 차지하면 이후 3경기만 이기면 우승을 하게 된다. 결국 조별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고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게 금메달 획득을 위한 가장 빠르고 편한 시나리오다.

도쿄 올림픽 야구 대진표.(WBSC 홈페이지 캡처)© 뉴스1

WBSC 세계랭킹에 따라 한국은 이스라엘, 미국과 A조에 포함됐다. B조는 일본, 멕시코, 도미니카 공화국이 속해 있다.
올림픽 2연패를 향한 한국의 여정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일본이다.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패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복수를 벼르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불허하면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메이저리거를 부르지 못했지만 자국 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엄선해 대표팀을 꾸렸다.

지난 2019 프리미어12 때 일본에 아쉽게 패해 우승을 내준 한국도 2년 만에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일본에 밀리는 게 사실이지만, 그간 한국 야구는 국제대회에서 여러차례 예상을 뒤엎는 선전을 펼쳐왔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한편 도쿄 올림픽 야구는 오는 28일 일본 후쿠시마현 아즈마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도미니카공화국의 A조 조별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한국은 29일 이스라엘전을 시작으로 31일 미국과 조별 리그를 치른 뒤 조별 리그 성적에 따라 8월 1일부터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한다. 결승전은 8월7일 오후 7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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