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의 판지시르에 반 탈레반 저항군이 모여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마지막 저항세력이 집결한 판지시르 계곡에 대한 공세에 들어간 가운데 저항군측은 1일 지난 밤 전투에서 다시 이들을 물리쳤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저항군측 비스밀라 모함마디 아프간 전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난 밤 탈레반이 판지시르에 대한 재공격을 시작했지만 패배했다"며 탈레반 소속 전투원 34명이 사망하고 6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탈레반이 많은 사상자를 내고 후퇴했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모함마디는 아슈라프 가니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으며, 아프간 정부가 무너진 이후 판지시르 계곡의 저항세력에 합류했다.

전날 파힘 다쉬티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 대변인은 판지시르 계곡 입구에서 교전이 일어나 탈레반 대원 8명이 사망하고 저항군 2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판지시르는 수도 카불에서 70㎞가량 떨어진 북동부 주(州) 가운데 하나로, 카피사주에서 2004년 분리 신설됐다. 탈레반이 진격을 강화해 지난 6일 이란 접경지 자란즈를 시작으로 15일 카불을 함락할 때까지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소련 침공 당시 무자헤딘으로서 저항운동을 벌이고 탈레반 집권 이후엔 탈레반에 항쟁하다 2001년 9·11을 이틀 앞두고 탁하르에서 암살된 아흐마드 샤 마수드 장군이 '아프간 구국 이슬람 통일전선(북부동맹)'의 거점으로 삼았던 지역이기도 하다.

현재는 그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와 암룰라 살레 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군 잔류 세력과 저항군이 결집해 있다. 산악 지대로 군사작전이 쉽지 않은 곳으로 꼽히며, 반(反) 탈레반 세력의 최후 거점인 셈이다.

탈레반은 지난 22일 판지시르를 향해 진격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는 교전을 피한 채 양측이 협상에 임해왔다. 그러다 아프간 현지 시간으로 지난 30일 밤 11시59분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가 카불을 떠나자 탈레반은 판지시르 공세에 들어갔다.

탈레반은 연이틀 이 지역을 공격하면서 판지시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회유하기도 했다.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고위 관계자는 음성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판지시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하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불행하게도 모두 헛수고였다"며 "회담은 실패했고 이제 이 지역의 평화는 여러분에게 달려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