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이 임원 이하 일반 직원의 직급을 간소화 하며 수평적인 문화 구축에 들어갔다. 7단계였던 직급을 2단계로 축소한 것이다. 사진은 DB손보 강남 사옥./사진=DB손보
DB손해보험(DB손보)이 임원 이하 일반 직원의 직급체계를 2단계로 줄였다. 기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직급을 없애고 ‘책임·수석’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빅테크(대형 IT기업)·핀테크의 참여로 금융 영역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수평적인 문화를 도입해 혁신을 꾀하겠다는 발상이다.
11일 보험업계 따르면 DB손보는 지난 3일부터 기존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선임과장, 차장, 부장에 이르는 7단계의 수직형 직급체계 대신 책임·수석의 2단계 체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책임은 기존의 사원·주임, 수석은 대리·과장·선임과장·차장·부장에 해당된다. 임원의 경우 담당, 상무, 부사장, 사장 직급을 그대로 유지한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과거 연공 중심 직급체계에서 역할 중심으로 직급을 간소화 했다"며 "기대효과는 수평적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 및 공정한 평가를 통한 성과주의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차별로 보면 책임의 경우 입사 1년차부터 최대 4년차까지, 수석은 5년차 이상 임원 전까지다. 내부적으로도 직급이 아니라 성과에 따른 대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수석 중에서 부서장 경우 파트장 직책을 부여한다. 직급과 연공서열을 중시하던 기존 인사 제도에서 탈피, 능력만 있다면 우대하겠다는 취지다.
전사적인 직급체계 단순화는 보험권에서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현재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주요 보험사들은 수직적인 직급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주요 보험사 중에서는 삼성화재(선임·책임·수석)와 삼성생명(프로)만 각각 수평적인 직급체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중소 보험사에서는 지난해 7월 신한라이프가 7월 대리·과장·차장 등 기존 직급을 없애고 관리자급(부부장급) 이상은 '수석', 그 이하는 '매니저' '프로' 등 호칭을 도입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 영토를 확장하면서 위기의식이 커졌다는 게 업계 얘기다. 이들 기업은 수평적인 직급 체계와 유연한 사고를 무기로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보고 체계가 단순하니 사업 추진 속도도 훨씬 빠르다. 카카오뱅크·페이에서는 영어 이름으로 부르고, 핀테크 업체인 토스는 서로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직급체계 단순화로 수평적 조직문화와 업무 전문성 강화를 기대하는 보험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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