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영찬 기자
①한국서 돈 번 벤츠, 이익은 전액 해외로
②국내 수입차시장 지배자 '레이싱홍'… 팔수록 대주주 배만 불려
③안전·신뢰 외면한 '벤츠의 꼼수'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의 2대주주 레이싱홍그룹의 영업방식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계열 딜러사에 물량을 우선 배분하거나 수입차 구매력이 높은 주요 지역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 수익을 올리는데 여념이 없다. 이 같은 지배력 확대는 소비자 구매 가격 상승과 군소 딜러사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
한성차 밀어주기 '여전'━
벤츠코리아의 성장세가 가속화되면서 말레이시아 화교가 홍콩에 설립한 레이싱홍그룹이 미소 짓고 있다. 벤츠코리아 지분 49%는 레이싱홍 계열사인 스타오토홀딩스 소유다. 나머지 51%는 벤츠의 본사인 다임러 지분이다.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하는 벤츠코리아의 수익이 늘어날 수록 레이싱홍그룹 몫도 커진다.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6조1213억원, 영업이익은 217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4.7%, 8.8%씩 증가했다. 레이싱홍그룹은 벤츠코리아를 통해 국내에서 절대적 우위를 구축했지만 이면에는 제 식구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레이싱홍그룹은 벤츠코리아의 최대 딜러사 한성자동차를 통해서도 수익을 얻고 있다. 레이싱홍그룹의 계열사인 보너스 리워즈가 한성자동차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레이싱홍그룹에서 귀결되는 구조다.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벤츠 공식 딜러사는 ▲한성자동차 ▲스타자동차▲한성모터스 ▲더클래스효성 ▲KCC오토 ▲중앙모터스 ▲모터원 등 11곳이다. 이 가운데 한성자동차의 점유율은 40%가 넘는다.
한성자동차를 비롯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벤츠를 판매하는 스타자동차와 한성모터스 3곳이 레이싱홍그룹 계열사다. 이들의 점유율까지 합하면 레이싱홍그룹이 지배하는 벤츠 딜러사의 점유율은 절반이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성자동차가 운영하는 벤츠 청담전시장. /사진=김창성 기자
한 딜러사 관계자는 "군소 딜러사는 재고가 부족해 가격 할인폭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한성자동차는 물량과 모기업의 지원을 등에 업어 가격할인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벤츠코리아는 딜러사 고정마진을 줄이고 변동마진을 확대하는 전략 펼쳤는데 재고 물량과 프로모션 비용 떠안기 등 불공정한 거래 관행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다른 딜러사 관계자는 "마진구조 개선이나 '노른자위' 전시장 위치를 벤츠코리아에 요구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한성차와) 마찰이 생길 여지가 있는 곳은 전시장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가 목이 좋은 위치의 전시장을 한성자동차에게 우선적으로 내주고 있다는 것도 업계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위치가 좋은 서울 강남, 방배, 삼성, 용산을 비롯해 분당 서현, 인천, 대전, 수원, 부산 해운대 등은 모두 레이싱홍 계열이 장악하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특수관계자를 통해 기록한 매출은 3조4175억원이며 이중 80%를 차지하는 2조7201억원이 한성자동차와의 거래다. 레이싱홍그룹이 국내에 보유한 또 다른 법인의 거래를 더할 경우 비중은 더 올라간다.
한성모터스를 통한 지난해 매출은 3476억원, 스타자동차는 2989억원이다. 3곳을 통한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5%에 달한다. 한성자동차의 영향력이 높은 만큼 딜러사간 수익 차이가 크다. 지난해 한성자동차의 영업이익은 521억856만원으로 다른 벤츠 딜러사인 교학모터스 영업이익의 12배, 경남자동차판매의 6배, 진모터스의 5배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