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육군 병사가 식사 예절 때문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이 부대에선 선임이 앉고 일어설 때마다 정해진 인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러스트는 기사내용과 무관.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병사 A씨는 30일 한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이 속한 부대에 악폐습으로 여겨지는 식사 예절이 있다고 제보했다. A씨가 제보한 사연에 따르면 부대 내 악폐습은 ▲선임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인사하기 ▲선임이 식사를 끝내고 일어날 때마다 "식사 맛있게 하셨습니까" 인사하기 ▲선임보다 밥 빨리 먹기 ▲불가피한 이유로 먼저 일어날 시 선임에게 "먼저 일어나도 되겠습니까" 묻기 ▲선임보다 빨리 설거지하기 등 5가지다.
A씨는 "인사를 한 번만 하지 않기 때문에 밥 씹는 걸 멈추고 인사를 해야 한다"며 "만약 밥 먹는 것에 집중해서 인사를 못하거나 밥을 씹고 있느라 인사가 늦으면 식사 후 선임이 쌍욕을 하며 갈군다"고 했다. 또한 A씨는 "한참 밥을 먹고 있는데 선임이 먼저 일어나면 눈치껏 빨리 먹고 일어나야 한다"며 "그래서 매일매일 밥을 많이 남기게 되고 특히 좋아하는 메뉴가 나온 날에는 더 괴롭다"고 밝혔다. 이어 "일과 시간 내내 배가 고플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어 "식판 검사에 통과를 못해서 다시 설거지를 하면 그때도 '선임들보다 행동이 느려터졌다' '선임들이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냐' '긴장 안 하냐' 등 온갖 욕을 다 먹는다"며 "밥을 너무 빨리 먹거나 적게 먹거나 긴장하면서 먹으면 소화도 안 될 뿐더러 선임들의 눈치를 보느라 식판 설거지도 제대로 안 해 위생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밥을 편하게 먹는 것은 인간의 기본 권리"라며 "밥을 긴장하지 않고 배불리 먹어야 건강하게 군 생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후 이 제보를 접한 부대는 "장병들에게 '식사 전후 인사 강요' 등을 금지시키고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알렸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