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유니콘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사장님이 미쳤어요'. 새 시트콤 '유니콘'에 딱 어울리는 문구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가 지난달 26일부터 매주 2회씩 공개하는 시트콤 '유니콘'(극본 유병재/연출 김혜영)이 '말맛' 나는 대사와 '은은하게 돌아있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담으며 유쾌하게 출발했다.
'유니콘'은 은은하게 돌아있는 스타트업 회사 맥콤의 CEO 스티브(신하균 분)와 크루들의 대혼돈 K-스타트업 분투기. 그동안 TV, OTT 플랫폼에서 장르물, 로맨스물이 주로 다뤄지던 것과 달리 위트있는 캐릭터와 대사를 장착한 시트콤의 강점을 어필하며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초반 공개된 1, 2화는 참신하고 새로운 직장문화를 보여줄 것 같은 이미지의 스타트업 회사이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사건 사고들을 유쾌하게 담으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유니콘'은 데모데이(개발한 제품 및 사업 모델 등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행사), 피보팅(기존 사업 아이템을 다른 것으로 전환하는 것) 등 스타트업 업계에서 쓰이는 용어를 부제로 해서 오피스드라마의 개성을 보여준다.
진중하면서도 당당한 표정으로 등장한 스티브가 세계 최초 뇌파를 이용해서 만든 맥콤의 회심의 역작으로 남성들을 위한 다운펌 기계 '차브네'를 공개하는 장면이 '유니콘'의 개성을 드러낸다. 황당한 표정의 투자자들과 달리 자신감과 은은한 광기가 섞인 스티브의 눈빛이 대조되는 점이 웃음 포인트.
방송인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유병재가 극본을 맡고 영화 '극한직업'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만큼 이들의 유머스타일과 개성이 짙게 묻어나는 '유니콘'이다.
MZ세대, 젊은 감성을 자극하는 여러 요소들을 재미 포인트로 배치했다. 전현무가 차브네의 모델로 등장해 '에이치(H)는 묵음이에요'라고 능청스럽게 말하거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카메오로 출연하는 깨알 장면들이 그 예다.
맥콤은 참신하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스타트업 업체이지만, 동시에 주먹구구식에 체계없는 시스템으로 일이 진행되는 곳이기도 하다.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무당을 찾아가는 스티브, 그를 바라보는 애슐리(원진아 분)나 제이(이유진 분)의 표정에서는 '을' 직장인의 짠내나는 현실이 비쳐 더욱 대조된다.
쿠팡플레이 유니콘 포스터
더불어 권위적이지 않고 수평적인 회사를 강조하는 스티브가 압존법 실수를 꼬집는 장면이나, '힙'한 동네로 떠오른 을지로에서 버려진 소파가 있는 골목에서 나름의 '감성'을 찾아 모이는 젊은이들, 회사의 중요한 업무보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유명인 '공인' 마크를 찍는 걸 우선하는 대표의 모순된 모습 등 맥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황당한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의 연속이다.
믿고 보는 연기력으로 '하균신' 별명을 가진 신하균이 '유니콘'에서는 보여주는 '미친' 매력 역시 중요한 재미포인트. 특히 전작 '괴물'의 장르물 분위기와는 대조되어 더욱 극적인 반전 효과가 나오고 있다. 묵직한 감정연기나 진중한 모습이 아닌 '광기 어린' 눈빛을 반짝이는 연기를 펼치는 신하균, 코믹 연기에서도 '역시 신하균'을 외치게 만든다.
그런 신하균을 바라보는 '비교적' 평범한 직원 원진아, 이유진을 비롯해 모두가 나름의 '미친' 포인트를 가진 맥콤 크루들의 캐릭터들도 유쾌하게 어우러진다.
'혁신'을 외치는 맥콤처럼 이 시트콤 역시 어두운 장르물 드라마 사이에서 돋보이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때깔 좋은' 포장지 속 예상하기 어려운 재미포인트들이 가득한 '유니콘'.
유쾌한 상황극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들은 분명 이 시트콤의 장점이지만 시청자들이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상황과 인물도 필요해보인다. 초반에는 장르적 재미와 개성에 치중했다면, K직장인들에게 와닿을 '비교적' 보편적인 에피소드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유니콘'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에서 2회씩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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