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발생한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인지 시점을 두고 SK C&C와 카카오간의 입장차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5일 발생한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를 두고 운영사인 SK C&C와 입주사인 카카오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양측은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통보와 인지 시점을 두고 대립 중이다.
SK C&C는 21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전파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SK C&C는 지난 15일 오후 3시19분 화재 발생 후 4분만인 3시23분 판교 데이터센터 현장에 있는 카카오를 포함한 고객사 직원들에게 화재를 알리며 대피시켰다"며 당일 통화기록과 내용을 공개했다.

SK C&C에 따르면 화재 발생 이후인 오후 3시35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때 카카오가 서버 장애 발생 원인을 묻자 화재 경보 사실을 알리며 확인 중으로 답변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어 SK C&C는 소방관계자로부터 '물'을 사용한 진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을 듣고 카카오와 통화한 사실을 알렸다.


SK C&C는 "1차 통화 당시 서버 장애 발생 원인 문의에 대해 화재 경보 사실을 알리며 확인 중으로 답변했다"며 "이후 2차 통화에서는 소방관계자로부터 물을 사용한 소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 듣고 고객사에게 전원 차단에 대해 알리고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SK C&C는 "각 4시 40분, 42분, 43분에 카카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등과 통화해 소방관계자로부터 물 사용과 전원 차단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을 듣고 전원 차당에 알리고 협의했다"고 밝혔다.

SK C&C가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건 데이터센터 관리 부실 등 책임론이 불거졌기 때문으로, 화재 발생 인지 시점을 두고 카카오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실이 공개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타임라인 자료에 따르면 SK C&C는 오후 3시 33분쯤 카카오에 화재 사실을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카카오는 오후 3시 40분쯤 SK에 연락을 취한 후 화재 사실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전원 차단 인지 시점에 대해서도 카카오는 4시 53분쯤 SK로부터 살수를 위한 전원 차단을 '통보'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SK C&C는 화재 발생 사실은 물론 진화 과정, 전체 설비 전원 차단 결정 등에 대해 카카오 등 고객사 안내에 충실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카카오는 전원 전체 차단 결정 이전 이미 3만2000여대 서버 대다수가 전원이 끊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SK C&C는 사고 발생 사흘여 후인 지난 18일 밤 기준으로 95%의 전력공급이 완료됐다고 했으나 카카오는 당시 여전히 서버 중 9000여대가 복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SK C&C 데이터센터 판교 캠퍼스 사무실 등 2개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추후 확보된 자료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통해 화재 원인 등을 신속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