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와 bhc가 10년째 법정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그래픽=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①"누가 거짓을 말하는가"… BBQ vs bhc, 박현종 회장의 '흔적'에 달렸다
②국제중재 간 '진실 공방'… BBQ, 국내 손배소송서 bhc에 2R '역전승'
③박현종 회장 '무혐의'서 7년 만에 '유죄'로 바뀐 BBQ 전산망 해킹 사건
④BBQ vs bhc, 엇갈린 상품·물류 소송 결과… 최종 승자는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와 bhc의 법정 싸움이 만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소송가액만 4000억원이 넘는 소송들을 진행하며 양측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2013년 이후 양측이 진행한 소송은 30여건으로 로펌(법무법인)에 천문학적인 수임료를 지급했다. 기업 간 민사소송뿐 아니라 상대편 수장을 겨냥한 형사소송까지 제기하며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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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bhc 매각, 불행의 씨앗━
10년째 진행 중인 두 회사의 '치킨전쟁'은 2013년 BBQ가 bhc를 매각한 후부터 시작됐다. BBQ는 2013년 bhc를 미국의 씨티그룹 계열 사모펀드 CVCI(현 로하틴)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1130억원. 매각 완료 직후 CVCI는가맹점포수 분류기준차이 등 매도인의 진술과 보증조항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2014년 ICC(국제상업회의소)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손해배상분쟁을 신청했다. ICC는 CVCI 주장을 받아들여 2017년 BBQ에 약 98억원의 배상 판정을 내렸다.이에 BBQ는 당시 자사 해외사업부문 대표(부사장) 신분으로 bhc 매각 업무를 주도했고 bhc 매각과 동시에 매수인인 CVCI로 자리를 옮겨 bhc 대표가 된 박현종(현 bhc 회장)의 bhc매각 관련 불법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BBQ는 박현종의 불법행위 관련 포렌식 증거 등을 분석해 ICC 국제중재판정의 손해배상발생 책임이 박현종 부사장에 있다며 판결에 불복, 서울중앙지방법원에 ICC국제중제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BBQ는 그동안 박현종 회장 등 bhc 임직원들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업무상배임·횡령 등으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BBQ는 ICC국제중재판정 당시 bhc 매각을 담당했던 박현종과 담당 임직원들이 모든 관계 자료와 함께 bhc로 옮겨가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자료나 담당자를 찾을 수가 없어서 손해배상책임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던 상황과 마찬가지로 뼈아픈 시간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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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증거의 등장… 새 국면 맞은 치킨전쟁━
초반엔 승리의 여신이 bhc 쪽으로 기우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2021년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BBQ가 수년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복구한 정보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BBQ가 항소한 bhc 매각 관련(주식매매계약 손배) 2심 소송에서 재판부는 박현종 회장이 BBQ에 약 27억원(이자 별도)을 배상할 것을 결정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BBQ 전산망 불법 접속)도 7년 만에 유죄(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가 인정됐다.BBQ와 bhc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7건이다. 양사 등에 따르면 ▲2017년 bhc가 제기한 물류용역계약해지 손해배상 소송(3심) ▲2018년 bhc가 제기한 상품공급계약해지 손해배상 소송(3심) ▲2018년 BBQ가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금지 등 손해배상청구 소송(3심) ▲2019년 BBQ가 ICC국제중재판정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 박 회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3심) ▲2020년 BBQ가 제기한 박 회장의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2심) ▲2020년 BBQ가 제기한 물류 및 상품계약 관련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2심) 등이다.
모든 소송은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일부 소송은 결말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BBQ는 지난해 6월 형사 소송에서 박현종 회장이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해 BBQ 내부망에 불법 접속한 혐의가 인정된 만큼 검찰 수사 내역을 향후 민사소송 증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BBQ 측은 "박현종 회장이 BBQ 전산망을 해킹해 진행 중이던 200억원대 중재 재판의 주요 자료를 열람한 범행 동기와 BBQ에 준 피해를 준 사건은 통상의 전산망 무단 접속 사건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중대 범죄로 선고 결과는 중한 사안에 비해 다소 가벼운 처벌"이라며 "수년에 걸쳐 박현종 회장과 bhc가 자행한 불법 행위 중 극히 일부지만 비로소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다른 불법 행위에 대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hc는 이번 박 회장의 유죄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 bhc 측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이번 판결이 향후 민·형사 소송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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