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폭행과 강요 혐의 등으로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회사 직원들을 폭행하고 여성 직원 신체에 자신의 이름을 쓰는 등 상상초월 엽기 행각을 벌인 '양진호 사건'이 재조명됐다.
지난 1일 방송된 채널A '블랙2: 영혼파괴자들'은 재산이 1000억원 이상이라고 알려졌던 IT(정보기술) 업계 거물에서 범죄자로 전락한 양진호의 이야기를 다뤘다.

한국미래기술 회장이자 위디스크, 파일노리의 실소유자였던 양씨는 회사 내에서 직원들에게 BB탄 총을 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라며 폭언을 일삼았다. 또한 강제로 머리를 염색시키거나 립스틱으로 여직원 신체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사진을 찍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양씨가 직원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모습이 공개됐다. "너 극단적 선택하라고…", "여직원의 신체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등 양씨의 만행에 스토리텔러들은 분노했다.

지난 2018년 양씨의 불법행위에 대해 폭로한 전 직원 최모씨는 "모든 직원의 스마트폰을 도청했고 수개월 동안 양씨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연락하고 활용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씨가 직접 개발한 스마트폰 도청 프로그램 'XX지기'에는 문자 내용, 연락처, 사진, 인터넷 사용기록, 오피스텔 비밀번호 등이 담겨 있었다. 감시한 직원 수만 70여명이며 수집된 정보는 10만건에 달했다.


양씨는 재산이 1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소위 '금수저'는 아니었다. 어린 시절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고 아버지에게 맞아 고막이 터지는 등 불우한 가정생활을 보냈다. 양씨의 지인은 "그런 환경을 극복하려는 욕구가 집요할 정도로 강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녹즙기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양씨는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고 2004년 웹사이트 사업에 성공했다. 양씨는 2011년 불법 저작물 유통 행위로 구속된 뒤 풀려난 후 상상초월의 갑질을 일삼기 시작했다.

방송에서 장유정 감독은 "그때 양씨는 자신이 잘못해서 구속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회사 내부의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 제보한 탓에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면서, 출소 이후 직원들에게 가학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