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박힌 평범한 선물보다 독특한 걸 부모에게 드리고 싶은 Z세대의 신개념 효도방식이 화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더이상 부모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이나 꽃집에 들르지 않는다. 대신 PC방에서 트로트 콘서트 티케팅에 매진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부모의 보톡스 시술을 예약한다. 바로 Z세대가 효도하는 방식이다.
오랫동안 어버이날 선물 목록 상위권을 다퉜던 카네이션과 현금보다 특별한 행복을 선물로 주고 싶어하는 Z세대 덕에 효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 예매에 서툰 부모를 위해 콘서트 티케팅을 하는 것이다. 부모의 문화생활을 적극 지지하는 자녀들이 열성적으로 콘서트 티켓을 구해 문화생활을 장려한다. 또 일찍부터 뷰티에 눈을 뜬 Z세대답게 보톡스 등 시술을 부모에게 권하기도 한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머니S가 색다른 선물로 효도하는 Z세대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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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하는 부모님을 지지합니다"… 광클이 즐거운 자녀━
Z세대는 부모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광클 전쟁도 불사한다. 사진은 지난해 5월6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가수 임영웅의 전국투어 '아임 히어로'(IM HERO) 콘서트장을 찾은 팬들/사진=뉴스1
이씨는 "20대인 나도 티케팅이 힘든데 어머니는 더 어려울 것"이라며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를 통해 행복한 하루를 부모님께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PC방에서 대기하며 연습까지 했는데도 치열한 티케팅에 손이 떨렸다"며 "대한민국에 효자·효녀들이 정말 많은걸 체감했다"고 예매 소감을 전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부모에게 경기장 티켓을 선물하는 것도 트렌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15일 경기도 안양시에서 열린 농구경기 현장. /사진=방민주 기자
평소 국내농구 팬인 최모씨(여·53)는 지난해 처음 농구경기를 직관했다. 맞벌이로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즐길 겨를이 없었던 최씨를 위해 자녀들이 준비한 선물이었다.
평소 "농구는 TV 중계로만 봐도 충분하다"고 말해온 최씨는 직접 경기를 본 후 직관의 재미에 푹 빠졌다. 그는 "티켓 예매 애플리케이션(앱)이 따로 있는지도 몰랐다"며 "아이들이 예매해줘 갈 수 있었다"고 자녀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딸과 함께 농구 경기를 보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아 너무 행복했다"면서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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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같이 젊어지자… 뷰티시술도 선물━
부모에게 젊음을 선물하는 자녀가 크게 늘었다. 사진은 서울시 강서구 소재 미용의원. /사진=방민주 기자
서울 강서구 소재 미용의원 의사 A씨(여·30)는 "예전엔 형제자매끼리 같이 시술을 받았는데 요즘은 부모님이랑 자녀가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들이 시술을) 받아보고 좋아서 소개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시술 중 (자녀가 직접) 해보고 좋았던 것 위주로 (부모님을 모시고) 오신다"며 "보톡스와 같은 시술을 받는 환자 중 중년층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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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세대에 인기있는 게 뭐지?"… 검색하는 자녀들━
여행을 좋아하는 부모에게 안성맞춤인 여행상품은 무엇일까. 사진은 온돌방에 누워 이동할 수 있는 서해금빛열차의 전경. /사진=코레일 홈페이지
주로 중년층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데 조씨도 부모님을 위해 이 열차를 예매했다. 티케팅이 치열해 하마터면 예매를 놓칠 뻔했지만 대학생 동생까지 합세한 덕에 다행히 두 자리를 구하는 데 성공했다. 두 남매는 매년 어버이날마다 드리는 평범한 선물보다 특별한 추억을 안겨주고 싶었다며 만족해 했다.
조씨는 "부모님 세대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몰라 폭풍검색을 했다"며 온종일 유튜브·포털 사이트 등을 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종일 고민했지만 그 시간이 아깝지 않다"며 "부모님이 뜨끈한 온돌방에 누워 여행한 추억을 제공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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