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롯데 자이언츠 제공)

(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거인군단 에이스' 나균안(25·롯데 자이언츠)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26일 만에 승리를 거뒀다.

나균안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가 2-0으로 이기면서 나균안은 4월2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 이후 26일 만에 시즌 5승(1패)째를 따냈다. 나균안은 시즌 평균자책점도 2.76에서 2.45로 낮췄다.

팀과 개인에게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20~21일 SSG 랜더스에 연패하며 3위로 미끄러진 롯데는 나균안의 호투 덕분에 3연패를 피했고 선두 탈환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NC와의 시즌 낙동강 더비에서도 4승(무패)으로 일방적 우세를 보였다.


나균안 역시 부진을 털어내며 5월 4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수확했다.

나균안은 지난달 5경기에서 4승 29탈삼진 평균자책점 1.34로 맹활약하며 KBO리그 4월 최우수선수(MVP) 수상했으나 5월 들어 주춤했다.

앞서 등판한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를 당했다.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1-1로 맞선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날도 롯데 타선은 2점만 뽑으며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나균안은 일주일 전보다 더 빼어난 투구를 펼치며 승리를 쟁취했다. 포크볼(39개)과 직구(30개), 커브(12개), 커터(4개)를 던져 NC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특히 가장 많이 던진 포크볼이 위력적이었다. 나균안은 3회초와 5회초, 두 번의 위기에 직면했지만 포크볼로 불씨를 껐다.

나균안은 0-0으로 맞선 3회초 김주원에게 안타,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는데 박영빈을 상대로 낙차 큰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공 6개 중 5개가 포크볼이었다.

롯데가 4회말 2점을 따낸 직후 나균안이 다시 고전했다. 윤형준의 2루타와 서호철의 안타, 나균안의 폭투로 무사 2, 3루가 된 것.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나균안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나균안은 포크볼을 던져 김주원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 윤형준을 잡았고, 이후 도태훈과 손아섭을 연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는 모두 포크볼이었다.

최대 승부처에서 나균안이 결정적 방어를 펼치면서 롯데가 승기를 잡았다. 나균안은 6회초에도 1사 후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곧바로 제이슨 마틴을 삼진 처리하며 NC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7회초부터 가동된 롯데 불펜은 김상수, 구승민, 김원중이 깔끔한 투구로 1이닝씩을 책임지며 2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 2023.5.23/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경기 후 나균안은 "팀의 연패보다 주간 첫 경기라는 것에 신경을 썼다"며 "내가 마운드에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야수들이 잘 도와주고 있다. 그 덕분에 오늘도 좋은 결과를 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균안은 자신의 투구 내용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이전 내가 부진했던 경기에선 포크볼 등이 좋지 않았다. 오늘은 확실히 이전보다 포크볼이 좋았고 직구에도 힘이 있었다"고 전했다.

나균안은 5회말 손아섭을 삼진 처리하고 위기를 탈출하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그는 "그 순간 내가 바라던 포크볼을 던졌다"며 "타자가 (손)아섭이형이라 아웃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그런 세리머니를 펼친 것 같다"고 복기했다.

5월 첫 2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며 주춤했던 나균안은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반등했다.

그는 "이달 초반에는 커맨드가 잘 안 됐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투구하지 못했고, 공도 가운데로 몰려 많이 맞았다. 그때는 내가 상대 타자들과 비교해 너무 준비를 못했다"며 "일단 다음 등판 경기(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