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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후 채권금리가 연일 상세를 보인다. 이 총재의 매파(통화 긴축선호) 발언에 채권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6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44%포인트 오른 연 3.524%에 장을 마쳤다. 3년물 채권금리는 기준금리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13일(연 3.435%) 이후 2개월 만이다.

10년물 금리는 연 3.639%로 0.042%포인트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52%포인트, 0.58%포인트 오른 연 3.550%, 연 3.612%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3.670%로 0.47%포인트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53%포인트, 0.5%포인트 오른 연 3.659%, 연 3.616%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자신을 제외한 금통위원 전원이 최종금리가 3.75% 수준이 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연내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비자) 물가(상승률)가 확실하게 2%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까지 인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금통위가 열리기 직전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언급한 것도 채권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지난 25일 최상목 경제수석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추경 편성은 논의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추경의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채권 전문가들은 적자국채 추경 1조원에 채권금리가 0.01%포인트 오른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금까지 추경과 관련된 경험을 고려하면 적자국채 10조원에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0.07~0.10%포인트가 오른다는 추정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경 영향만을 따로 발라내서 국채 금리 상승 폭을 계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적자국채 10조원당 국고채 10년물 금리 0.07%포인트의 상방 영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을 따라 통화정책 기대치를 제외한 추경 영향을 추정하면 적자국채 1조원당 0.01%포인트의 장기금리 상승이 나타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앞서 2020년 3월16일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20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 모두 3.00%포인트 높아졌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한 후 "소비자물가(상승률)가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 지속할지, 이것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