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전환기에 부품업체의 생존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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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부품, 내연기관차보다 50% 줄어든다━
전기·수소 등 친환경차로 대변되는 미래차의 목적은 뚜렷하다. 기름을 태우며 움직이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환경 보호 측면에서 분명한 강점을 지녔고 운전자의 안전·편의성을 높여줄 여러 첨단시스템까지 적용돼 빠르게 미래 자동차시장의 중심에 안착하고 있다.미래차의 발 빠른 시장 안착에 기존 내연기관차 관련 부품업계는 침울하다. 기존 부품업체 직원 10명 중 5명가량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국내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 대비 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수는 1만212곳이며 종사자는 21만4878명인데 이 중 11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다.
시장에 친환경차가 빠르게 안착해 갈수록 내연기관차의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어서다. 내연기관차에는 대략 2만5000~3만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반면 전기차는 1만5000개, 수소차는 2만3000개로 부품 수가 줄고 있다.
보고서는 내연기관차의 동력전달 부품 상당수가 감소하며 전체 부품 수도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부품이 줄어드는 만큼 할 일이 줄어든 관련 인력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차 전환으로 감소하는 엔진·배기·연료계 부품업체는 전체 부품업체의 43.4%인 4429곳이며 이 업계 종사자는 11만명에 육박한 10만8000명(44.1%)으로 집계됐다.
반면 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센서 등과 관련된 부품업체는 미래차 시대에도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 부품업체는 전체의 55.6%인 5682곳이며 종사자는 13만4000명(54.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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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지원책, 결국 접어든 적자생존의 길━
미래차 전환이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각 완성차제조업체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지만 부품업계가 처한 현실은 극복하기 힘든 수준이다.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자금·정보 부족 등의 이유로 친환경차와 같은 미래차 시대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존 부품업체들과 미래차 관련 부품업체들은 사업 투자 규모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드러낸다.
미래 친환경차가 부각되고 있지만 관련 부품업체의 생존은 우려되는 실정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관련 연구에 나서기 힘든 상황에 처하자 포기도 속출하고 있다. 자동차연구원의 미래차 대비 관련 설문 조사 결과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중 72.6%가 '대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미래차 사업 진출이 필요하지만 자금이 부족해서'(42.5%), '정보 부족'(32.2%) 등의 요인으로 변화보단 포기를 택했다.
기름에서 전기·수소 등으로 자동차 자체의 패러다임이 전환돼 많은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미래차 대비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 100억원 미만의 기업 중 77.4%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지만 1000억원 이상 기업은 79.7%가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거나 개발·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차 협력업체보단 3차 협력업체로 갈수록 이 같은 상항은 더 뚜렷해졌다. 1차 협력업체는 46.7%가 미래차 관련 제품을 생산·개발을 계획하고 있지만 2차 협력업체는 41.6%, 3차 이상 협력업체는 11.9%에 그쳤다.
사실상 적자생존의 길로 접어들면서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손호성 부경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 특징을 보면 기존 내연기관 부품의 기술을 활용해 진출 가능한 미래차 부품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직무별 종사자 비중도 품질·생산 분야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어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에 따라 적절한 직무전환 교육이 수행되면 고용인력의 유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래차 전환에 취약하지만 상당한 고용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2~3차 협력업체를 집중 지원하고 이를 위해 정부, 완성차업체 및 1차 협력업체, 유관 기관 등이 종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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