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이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을 두고 일부 남원 시민단체가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로 보기 힘들다"며 반발했다. 사진은 논란이 불거진 김현철 작가가 그린 새로운 춘향 영정(왼쪽)과 지난 2020년 친일파 논란이 제기된 김은호 작가가 그린 기존 춘향 영정. /사진=머니투데이(남원문화원 제공)
15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남원 지역 15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지난 13일 "새 영정은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시민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화가는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하려 했다고 하나 전혀 의도를 실현하지 못했다"며 "춘향제 기간에 두 영정을 비교해 본 수많은 시민이 새 영정보다 최초 춘향 영정을 선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이고도 민주적인 공론 조사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영정은 지난달 25일 제93회 춘향제에서 진행된 봉안식에서 공개됐다. 해당 영정은 남원시가 남원문화원에 제작을 위탁해 금릉 김현철 작가가 그렸으며 약 1억7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원은 전북 남원시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 7명을 추천받아 그 모습을 그림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김 작가는 복식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 춘향의 머리 모양과 옷차림 전반에 고증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춘향 영정에 문제가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친일파 작가가 그린 영정이 광한루원 춘향사에 봉안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남원시가 철거에 나선 바 있다. 문제가 된 영정을 그린 이당 김은호 작가는 지난 2002년 발표된 친일파 708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 705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일 작가 논란이 일자 시는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춘향 영정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이에 대해 "약속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 문제를 남원문화원에 위탁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후 대안으로 춘향사당의 최초 영정이던 강주수 화백의 작품으로 대체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시는 "최초 영정에 대해 실제 강 화백이 그렸다는 증거가 확실치 않다"며 "춘향의 복식이 소설 배경인 조선 시대와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와 영정을 새로 그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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