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지호 기자
① 실적 날개 단 넷플릭스… 배경엔 '계정 공유 금지·광고요금제'
② 뭉치면 살까… '토종 OTT' 힘 싣는 웨이브·티빙 합병설
③ 넷플릭스, 성공 비결은 무임승차?
흥행에 성공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다수 보유한 넷플릭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 독주를 펼치고 있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 서비스는 물론 디즈니 플러스 등 막강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해외 OTT도 넷플릭스의 상대가 안된다.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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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공유 금지'로 수익 선순환 구조 마련━
/사진=강지호 기자
지난 7월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는 올해 2분기에만 589만명 늘어 이용자가 전 세계 총 2억3839만명이 됐다. 전체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8% 증가했다.
이 덕분에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모두 늘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81억800만달러(약 10조3700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8% 늘며 18억3000만달러(약 2조3100억원)에 달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 증가 및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지난 5월부터 시행한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을 꼽는다. 전 세계 1억 가구가 계정을 공유하면서 무료 시청자들이 늘자 넷플릭스는 미국과 영국 등 100여개 국가에서 이용자들의 계정 공유를 금지했다. 가구 구성원이 아닌 타인과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려면 한 달에 약 8달러(약 1만원)의 추가 요금을 내도록 한 것이다.
초기에는 구독 취소 등 이용자 반발이 크기도 했지만 신규 멤버십 가입 유도 등으로 수익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유료화 시행 이후 각 지역 매출이 이전보다 늘었다"며 "하반기에 수익이 본격화하면서 매출 신장이 가속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체 매출에서 90%를 차지하는 지역까지 해당 정책을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인도 이용자에겐 계정 공유 금지 관련 내용이 메일로 발송됐지만 한국은 빠져있다. 현재 해당 정책이 시행되지 않은 곳은 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 동유럽과 남유럽 일부국가, 아프리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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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덜 내고 광고 봐라"━
/사진=로이터
지난 7월19일(현지시각) 넷플릭스는 미국, 영국에서 베이식 요금제(월 9.99달러·약 1만2700원) 신규 가입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미 캐나다에서 시행하던 요금제 정책을 확대 적용한 것이다. 현재 베이식 요금제 가입은 신규로는 할 수 없고, 기존 이용 고객에 한해 탈퇴 전까지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베이식 요금제가 사라진 국가에서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광고 없는 요금제는 월 15.49달러(1만9700원)짜리 '스탠더드'와 월 19.99달러(약 2만6000원)짜리 '프리미엄' 등 고가요금제다. 광고를 강제 시청하도록 한 요금제로는 베이식 요금제보다 3달러 저렴한 월 6.99달러(약 8900원)짜리 '스탠더드 위드 애즈'(Standard with ads)가 있다.
비용에 부담을 느낀 구독자들에게 광고를 시청하면 저렴한 요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만 '스탠더드 위드 애즈' 수익성이 가장 높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스펜서 노이만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광고를 강제 시청해야 하는 요금제의 수익성이 다른 요금제보다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는 저가 요금제 폐지와 계정 공유 금지, 광고요금제 도입으로 수익을 개선한 뒤 킬러 콘텐츠를 제작하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수익성 극대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올 하반기 'D.P시즌2' '스위트홈 2' '마스크걸' '경성크리처' 등 원작이나 전작을 통해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는 콘텐츠로 라인업을 갖추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외 OTT 업계에선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넷플릭스에 밀려 자체 콘텐츠 생태계의 성장동력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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