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이 영남대학교와 한국동서발전과 영농형 태양광을 실증하고 있다. 사진은 영남대학교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 /사진=최유빈 기자
지난 13일 방문한 대구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실증단지는 넓은 논과 밭에 펼쳐진 태양광 설비가 이질적인 조화를 이뤘다. 파, 배추, 벼 등 다양한 작물이 심어진 땅 위로 100킬로와트(kW) 규모의 태양광 패널이 햇빛을 받아 쉼 없이 전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1년간 생산된 전력은 130메가와트아워(MWh)로 국내 가정용 기준 연간 14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농지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설비가 빛을 가려 식물이 잘 자랄 수 있을지 우려됐다. 하지만 넓은 밭에 작물이 빼곡히 들어찬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 /사진=한화큐셀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실증은 한화큐셀, 영남대학교, 한국동서발전 등 산학연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실증을 진행한 정재학 영남대 교수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 농지의 대파, 밀, 배추 수확량은 모두 일반 농지 대비 80% 수준을 유지했다. 일부 작물의 경우 태양광 모듈이 태양 빛과 복사열로 인한 식물의 스트레스를 줄여 생육이 확대되기도 했다. 포도의 경우 일반 농지 대비 수확량이 125% 증가했다.
정재학 교수는 "태양광 패널은 여름철에 지표면 온도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방지해주고 토양의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포도와 같은 작물의 경우에는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했을 때 오히려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증 농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영농형 태양광 패널의 크기와 모양이 일반 태양광과 다르다는 점이었다. 영농형 태양광 패널은 크기가 더 작고 뒷판이 유리로 돼 있어 빛이 식물에 전달되고 있었다. 일반 태양광 패널은 뒷판이 흰색으로 덮여 패널 뒤로 그림자가 생긴다.
한화큐셀이 개발한 영농형 태양광 패널. /사진=최유빈 기자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사업부장은 "영농형 태양광은 농촌 경제 활성화와 재생에너지 보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솔루션"이라며 "영농형 태양광에 최적화된 친환경 모듈을 지속 공급하며 농촌을 이롭게 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농형 태양광은 부가수익 창출로 농촌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광 설치로 농작물의 수확량은 최대 20% 수준으로 줄지만, 발전사업으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영농형 태양광 실증 결과 올해 국내 전력 가격을 기준으로 100kW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을 운영할 경우 연간 약 3000만원의 매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남훈 한국동서발전 차장은 "농촌 인구 고령화로 농업 생태계 강화가 절실한 시점에 영농형 태양광이 대안이 될 것"이라며 "영농형 태양광과 농업 병행 시 최대 6배의 농가 소득 증대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영농형 태양광이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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