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8월3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홀에서 '금융권 ESG 교육과정'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이화여자대학교 제공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다음달 모로코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연차총회 일정과 국정감사가 겹치는 만큼 이번에도 은행장들이 대신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다음달 9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매년 금융지주 회장들은 IMF·WB 연차총회에는 참석해왔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돼 이번이 마지막 연차총회 참석이 된다. 진옥동 회장과 임종룡 회장, 이석준 회장은 취임 후 이번이 첫 연차총회 참석이다.

IMF·WB 연차총회는 글로벌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이는 교류의 장으로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글로벌 주요 금융인들과 만나 해외진출과 투자유치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매년 가져왔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다음달 10~11일 출국해 연차 총회 일정을 가진 뒤 유럽·중동에서 현지 투자자와 주주들을 대상으로 해외 기업 설명회(IR)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다음달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를 앞두고 회피용 해외출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불거진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금융사고 문제를 추궁해야 하는 상황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해외일정을 소화하는 것을 두고 국회 내부에선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음달 12일 금융위원회, 16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기업 CEO 등 일반증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일반증인으로는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예경탁 경남은행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무위는 증인 확정 이후 다음달 10일부터 27일까지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올해 정무위 국감의 핵심 쟁점은 가계부채 급증과 횡령 등 부실한 내부통제 등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6조9000억 원 늘어난 1075조원을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5개월 연속 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최근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30억원에 이르는 부당 이익을 챙겼다. BNK경남은행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당 직원이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횡령했다.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는 DGB대구은행은 직원들이 고객 동의 없이 1000개가 넘는 불법 증권계좌를 무단 개설했다.

5대 금융 지주회장들은 국감에 출석해 이러한 현황을 설명해야 올해도 연차총회 일정을 이유로 은행장들이 대참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매년 10월 5대 지주 회장의 연차총회 참석은 늘 있었다"며 "국감을 피하려는 게 아니라 매우 중요한 글로벌 출장인 만큼 국정감사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