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30일 광주 광산구 장덕동 위니아전자공장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위니아전자지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130명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혜인 기자
대유위니아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에 이어 대유플러스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그룹 전반으로 위기가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인 대유플러스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대유플러스는 통신장비 및 전기차충전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지난 3월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조기 상환해야 하는데 자금 부족으로 이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미지급액은 296억원 수준이다.

이에 앞서 같은 그룹 계열사인 위니아전자와 자회사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도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이 지속되며 임직원들의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최후의 결단을 내린 것이다.


위니아전자의 전신은 대우전자다. 외환위기 시절 대우그룹이 무너진 이후 DB그룹(옛 동부그룹)에 매각됐다가 동부그룹에 매각돼 '동부대우전자'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DB그룹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2018년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국내 기업 중에선 대유위니아그룹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대유위니아그룹은 2014년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현 위니아)를 인수해 4년 연속 흑자를 내며 가전사업의 확대를 모색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계기로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가전사업을 키우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M&A에 뛰어들어 중국 메이디, 터키 베스텔 등을 제치고 인수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당시엔 우려의 시선이 더 컸다. 위니아의 당시 매출이 4500억원 수준으로 동부대우전자(1조5000억원)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자금여력이나 재무적 역량이 상대적으로 탄탄하지 못한 탓에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유위니아는 인수 3년 만인 2020년 위니아전자를 흑자전환 시키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사업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결국 '승자의 저주'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위니아전자는 현재 심각한 임금체불 문제도 겪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근로자 412명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 약 302억원을 체불했고 이로 인해 지난 19일 박현철 대표이사가 구속됐다.

위니아전자는 이란 다야니 가문의 매출채권 강제집행을 통해 확보할 배당금과 멕시코 공장 매각대금을 활용해 체불임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위니아전자는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 그룹에 대해 236억원 상당의 물품대금 채권을 갖고 있다. 이 채권은 현재 법원에 권리공탁돼 있고 법정 다툼을 진행 중인데 향후 강제집행을 통해 확보하게 되는 금액으로 체불임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멕시코 공장도 매각하기로 했다. 최근 멕시코 최대 가전회사인 마베와 글로벌 가전회사 일렉트로룩스에서 공장 실사를 진행했으며 매각금액 및 인수구조 제안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위니아전자는 멕시코 공장 매각 규모를 3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유위니아그룹 관계자는 "멕시코 공장 매각으로 체불임금을 모두 변제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고 계열사 등에 대한 차입금도 갚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에서도 신속한 주요 자산 매각을 통해 위니아전자 임금 체불 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