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판매량에선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문제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사진은 지난 7월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사진=삼성전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삼성전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석권 '잰걸음'
② "14억 인구 사수"... 삼성, 인도 '공략'
③ 삼성 갤럭시, '1위 굳히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접이식 휴대폰)을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굳히고 있지만 라이벌 '애플'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최근 아이폰15, 애플워치9, 에어팟 프로2 등 신제품 라인업을 대거 공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시장 점유율 면에선 앞서지만 매출 순도가 낮아 '실적 개선'이 과제로 남는다. 충성고객이 탄탄한 애플을 넘기 위해선 젊은 세대를 공략하고 폴더블폰 판매량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전자, 애플에 수익성 뒤져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 /사진=애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스마트폰 5330만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14.3%(890만대) 줄었지만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왕좌를 지켜냈다.
애플은 올해 2분기 4320만대(점유율 16%)를 팔았지만 지난해 2분기 판매량보다 11.7%(570만대) 줄었다. 양사의 판매량 격차는 올해 들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갤럭시 6030만대를 팔아 아이폰 판매량(5730만대)보다 300만대 많았다. 2분기에 접어들면서 1010만대까지 벌어졌다.

수익성에선 애플에 뒤진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 라인업 갤럭시A와 M 시리즈를 바탕으로 세계 판매량 1위를 달성했지만 애플은 아이폰 가격을 고가로 유지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삼성전자보다 높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불리지만 실속은 떨어진다는 얘기가 들리는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0억5000만달러(약 14조36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같은 기간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산액은 15억6000만달러(약 2조280억원)에 그쳤다. 애플의 7분의1이다.

젊은 연령층에서 아이폰 충성고객이 많다는 것도 삼성이 풀어야 할 숙제다.
'가격 동결' 애플에 맞설 비책은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5 아이스 블루(왼쪽)와 갤럭시Z플립5 민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줄다리기에서 묘안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10대와 20대의 '아이폰 편중'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10대·20대를 공략하기 위해 이들을 위한 최적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월28일 "특정 계층에서 선호도가 높고 낮은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판단된다"며 "젊은 층이 사용하는 핵심 기능과 애플리케이션(앱)을 잘 분석해 최적화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인 폴더블폰(접이식 휴대폰) '갤럭시 Z플립·폴드5'를 비롯한 고가 제품 판매를 늘려 애플과의 실적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올해 갤럭시Z플립·폴드5 등 폴더블폰 판매량을 1000만대 이상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작은 순조롭다. 갤럭시Z플립·폴드5 국내 사전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고 인도에서도 사전 판매 시작 28시간 만에 10만대를 넘어섰다. 유럽, 중남미, 동남아 등 다른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도 사전 판매량이 전작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 시장 전망도 밝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폴더블폰 판매량은 작년 1310만대에서 올해 186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27년에는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판매 확대 전략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애플이 최근 아이폰15 시리즈를 선보였지만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가격 동결' 전략을 택한 탓이다.

애플은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 고급 모델에 티타늄 소재를 적용하고 개선된 자체 칩을 탑재하는 등 성능 면에서 진일보했지만 제품가격을 올리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경기침체로 불안한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서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시각이 많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을 시작한 삼성전자 입장에선 애플의 예상을 벗어난 가격 동결 정책이 부담이다. 아이폰 유저들이 평소 충성도가 높은 데다 이번 가격 동결로 아이폰 선호도가 더 올라갈 수 있는 까닭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삼성전자가 부진했던 중국 등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하지만 애플의 가격 동결로 쉽지 않는 경쟁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