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10월 13개월 만에 '수출 플러스'를 달성했다. 기존에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았던 교역국에서 수출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 세계 국가의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 폴란드(15.6억달러↑), 헝가리(12.4억달러↑), 튀르키예(10.2억달러↑), 키르기스탄(6.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5억달러↑), 카자흐스탄(4.1억달러↑), 미국(3.1억달러↑), 아랍에미리트(3.0억달러↑), 벨기에(2.7억달러↑), 카타르(2.6억달러↑) 등의 수출 증가액이 상위 10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10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9개 국가의 수출 규모는 336.9억달러에 달한다. 4위인 일본(214.9억달러)보다 약 1.6배 많다.
수출 증가액이 가장 컸던 폴란드, 헝가리, 튀르키예는 유럽 진출의 교두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이차전지 공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차전지 원료 수출은 폴란드와 헝가리에서 각각 30.1%, 73.8%씩 늘었다. 튀르키예는 현지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의 유럽 수출이 늘면서 여기에 납품하는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이 40.1%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은 정부의 해외 진출 정책이 효과를 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의 방산 무기와 네옴시티 건설(88.1%↑), 건설중장비(81.7%↑), 유압식변압기(133.3%↑) 등의 수출 성과가 있었다. 아랍에미리트는 바라카 원전에 핵연료를 수출하면서 우라늄 수출 증가율이 494.2%에 달했다. 카타르는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로 무계목강관(420.6%↑), 화학기계(5482.1%↑) 수출이 늘었다.
중국의 경제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은 다양한 국가로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난 8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중국경제 동향과 우리 기업 영향 조사'에 따르면 대중국 수출기업 302곳 중 83%가 중국 경기상황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 기업의 52%는 연초 대비 실적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게 기회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가 원활하게 유지되기 위해선 새로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은 생산처와 시장을 다변화하고 정부는 경제 외교로 수출길을 뚫는 양동 전략을 펼쳐야 한다.
정부는 각종 규제 개혁 등을 통해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 국내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해 경쟁국에 비슷한 수준의 세제 혜택과 보조금, 노동 개혁 등으로 우리 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기업들의 역할도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끊임없이 시장을 분석하고 유망 시장을 발굴해 새로운 곳을 찾아 수요처를 다변화화 해야 한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선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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