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으로 시작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그룹 대표까지 오른 가운데 능력만 있다면 출신 성분에 개의치 않는 넥슨의 기업 문화가 주목받는다. /사진=머니S
◆기사 게재 순서
① 리더십 세대 교체한 넥슨, 새로운 도약 '예고'
② 능력 있으면 누구라도… 넥슨의 남다른 기업 문화
③ 리더십 일신한 넥슨… 어떻게 달라질까
대대적인 인사 개편으로 차세대 경영진을 구축한 넥슨이 남다른 기업 문화로 주목받는다. 본사부터 핵심 계열사 대표까지 모두 넥슨 출신이 차지했다. 넥슨그룹 대표로 내정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넥슨에서만 20년 근무했는데 능력만 있다면 출신 성분을 따지지 않는 넥슨의 합리적인 인사 원칙이 빛을 발했다. 넥슨은 신입 사원 역량을 제고하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번 경영진 신임 인사로 내부에서 리더를 발굴하는 넥슨의 문화가 정착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직원들의 사기 진작도 함께 이뤄졌다고 전해진다.
20년 넥슨맨 이정헌, 본사 대표로… 넥슨 기업 문화 정착
넥슨코리아 대표에 선임된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넥슨의 차기 먹거리인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신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기업 이미지 제고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 온 두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시너지가 클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이번 인사 개편에서 외부 영입 인사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내부에서 인재를 키우는 대신 외부에서 전문 경영인을 데려와 회사를 맡기는 곳들과 대비된다.


넥슨그룹을 이끌 이정헌 대표는 1979년생으로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를 졸업한 뒤 200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실무진과 임원을 거쳐 그룹의 대표까지 올라 '직장인의 신화'로 불린다. 강대현 COO도 2004년 넥슨 입사 이후 넥슨 대표 게임들의 개발 디렉터를 거쳐 신기술 개발 조직을 맡는 등 줄곧 넥슨과 동고동락해온 '넥슨맨'이다.

중앙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정욱 CCO는 2013년 넥슨에 합류해 실무에서 경험을 쌓고 경영진에 올랐다. 2020년부터 넥슨코리아 CCO로 사회공헌, 인사, 홍보 등 경영지원과 커뮤니케이션 부문 전반을 이끌고 있다.

이들의 승진은 실력으로 평가하는 넥슨의 기업문화가 한몫했다. 이에 내부에서 리더를 발굴하는 넥슨의 기업문화가 정착됐다는 관측이다.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지고 있다. 좋은 성과만 낸다면 넥슨의 구성원 누구든지 넥슨 대표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넥슨 관계자는 "누구나 그 자리에 갈 순 없지만 출신에 구애받지 않고 노력을 인정해주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신입 사원 양성에 진심인 넥슨, 직원 교육에 물심양면 지원
넥슨 '넥러닝' 이미지. /사진=넥슨
넥슨은 인재를 기르는 데 진심이다. 한국 게임업계가 실적 부진으로 채용을 염두에 두지 못한 상황에도 2021년부터 시행한 채용 전환형 인턴십 '넥토리얼'을 지속하고 있다. 2021년 세 자릿수 규모, 2022년 두 자릿수 규모로 넥토리얼 프로그램 인턴을 채용했다.
넥토리얼은 교육, 네트워킹, 멘토링, 실무 경험을 결합한 맞춤 성장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정규직 전환율은 90% 이상이며 게임업계 구직자들 사이에선 1순위 등용문으로 꼽힌다.

인턴 직원들이 같은 직군의 멘토에게 교육을 받는 1:1 멘토링, 5~6명이 인사팀 직원에게 교육 받는 그룹 네트워킹 등을 통해 업무를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넥슨 기업문화와 직무별 역할을 수행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6개월 동안 진행한다.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자유로운 학습을 지원하는 교육 플랫폼 '넥러닝'도 운영되고 있다. 넥토리얼 입사자뿐 아니라 넥슨 임직원이면 넥러닝을 통해 시간과 장소 제한 없이 교육받을 수 있다. 소속 직군에 대한 전문지식뿐 아니라 게임업계 전반에 관한 이야기 및 타 직군 업무에 관련도니 것도 배울 수 있다.

직무와 연관된 사외 교육, 스터디 활동 및 어학교육비는 별도로 지원한다.

노사 관계 역시 상생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 이정헌 대표가 부임한 2018년 넥슨코리아에선 국내 게임업계 첫 노동조합 '스타팅 포인트'가 만들어졌다.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 대신 포괄임금제·전환배치 시스템 폐지 등 적당한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