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이 TDF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사진=KB자산운용 제공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TDF 설정액은 8조5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디폴트옵션(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 이후 TDF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020년 말 4조2000억원에서 2021년 말 8조원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 말에는 9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TDF란 펀드매니저가 근로자의 은퇴 날짜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하는 펀드다. TDF 이름에 있는 숫자를 '빈티지'라고 불리는데 이는 목표 은퇴 시점을 말한다. 예를 들어 1980년생 은퇴 나이 60세(2040년)라면 TDF2040을 선택하면 2040에 은퇴하는 근로자를 위한 펀드라는 뜻이다.
TDF 시장의 본격 확대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의 경쟁 구도도 변하는 모양새다. 그중 KB자산운용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TDF 시장 점유율 1~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설정액은 올 들어 각각 전년 대비 1000억원가량 줄면서 각각 3조32970억원, 1조8260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KB자산운용의 설정액은 1조3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86억원(28.9%) 늘었다.
KB자산운용은 시장점유율도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9.3%에서 올해 10월 기준 11%까지 늘어난 뒤 이달 들어 14%까지 끌어올리면서 3위 한국투자신탁운용(12%)을 제쳤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3%→38%, 삼성자산운용이 20%→18%로 하락한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앞서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연금 운용을 담당하는 글로벌 운용본부, OCIO(외부위탁운용관리)본부, 채권운용본부 3개 본부를 통합한 연금&유가증권 부문을 신설하며 퇴직연금 운용관련 부서를 통합, 운용역량을 강화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2011년 TDF를 선보인 이후 온국민·다이나믹TDF 시리즈 등 현재 총 15개 TDF 라인업을 구축했다. 온국민·다이나믹TDF 시리즈는 연초 이후 약 23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내 TDF 운용사 설정액 증가 1위를 기록 중이다.
수익률 면에서도 KB자산운용 TDF가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KB온국민TDF2055(언헷지)'는 3년 수익률 32.80%로 집계되며 TDF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상품은 뱅가드 S&P500 ETF, 아이셰어즈 S&P500 ETF 등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주요 자산으로 한다.
온국민TDF는 2017년 뱅가드와 협업해 출시한 KB자산운용의 대표 TDF다. 2021년 뱅가드 자문계약 종료 후 독자운용을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자산 배분으로 수익률 제고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TDF 운용 규모만 3조원을 넘기며 TDF 시장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수익률면에선 다소 부족한 성적을 드러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D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미래에셋 전략배분TDF2050′으로 3년 수익률은 10.86%다. 30%대를 기록한 KB자산운용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된 첫해 KB자산운용이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며 "디폴트옵션이 활성화될수록 퇴직연금에 최적화된 TDF를 내놓기 위한 운용사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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