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사진=머니S DB
금융권은 '엉클조의 귀환'으로 부른다. 그는 소탈한 성격과 후배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인성에 '엉클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통상 은행연합회 회장은 은행을 대표해 금융당국, 정부와 소통 가교 역할을 하는 만큼 관 경력 인사들이 역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 회장은 은행연합회장 역대 5번째 민간 출신이자 첫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인 만큼 은행권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은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지면서 은행연합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연초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 "은행 종노릇"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면서 조 회장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해야 할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조 회장은 1일 취임식에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어려운 경제상황과 외부 평가에 비춰 볼 때 국민 기대에 부응할 만큼의 노력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은행 입장이 아니라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의 역대급 이자수익이 은행원의 성과급·퇴직금 잔치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거세진 상황에서 조 회장은 은행권의 입장도 대변해야 한다. 김광수 전 은행연합회장이 조 회장의 최우선 과제를 '은행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라고 답한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은행권이 펼친 상생금융 노력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 회장은 모든 금융권 직무를 거친 '금융 전문가'다. 1957년생인 그는 대전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해 1984년 신한은행에 입사, 40년 가까이 신한금융에서 근무한 '신한맨'이었다.
조 회장은 2009~2012년 글로벌사업그룹과 경영지원그룹 전무, 은행 리테일 부문장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을 맡은 뒤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역임해 자본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경험을 쌓았다. 2015년엔 신한은행장에 취임한 뒤 2017년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올랐다.
은행권에선 조 회장의 강한 리더십과 빠른 추진력이 상생금융 이외에도 ▲금산분리 규제 완화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 ▲방카슈랑스 ▲비금융 사업 확대 등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던 과제 해결을 위해 생산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 최우선과제는 비이자이익 확대다. 이를 위해선 투자일임업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다. 은행권은 현재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한해 제한적으로 투자일임업을 할 수 있어 비이자이익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제기돼 왔다.
이에 은행들은 투자일임업 허용을 통해 자산관리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어 조 회장이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조를 이어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임기는 2026년 11월30일까지다. 3년 뒤 조 회장이 어떤 모습으로 퇴임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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