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 사진=뉴시스
연말 정기인사를 앞둔 SK그룹이 대규모 인적쇄신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룹 수뇌부 가운데 부회장 4명이 퇴진하고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그룹 2인자 자리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7일 2024년도 인사를 실시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4명이 퇴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4인은 모두 60대로, 이들의 빈자리는 50대 젊은 경영인들이 대체해 세대교체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지난주 조 의장과 장 부회장, 김 부회장, 박 부회장에게 직접 퇴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인사가 현실화되면 SK그룹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이루게 된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2016년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하며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대거 교체한 바 있다.

이후 7년 만인 올해 최 회장은 다시 한 번 '서든데스'를 꺼내들었다. 지난 10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2023 CEO 세미나'에서 서든데스를 언급하면서 "빠르게, 확실히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미·중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와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 환경변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최 회장이 SK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은 둔화하는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한 것이란 게 재계의 중론이다. 대대적인 쇄신과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인적쇄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최창원 부회장의 등판 여부도 관심이다. SK그룹의 '2인자' 자리로 평가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최창원 부회장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아들이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동생으로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SK케미칼, SK가스, SK플라즈마, SK바이오사이언스, SK디앤디 등을 거느린 SK디스커버리를 이끌며 그룹내 독자적인 체제를 구축했다.

이번 인사에서 최창원 부회장이 수펙스 의장 자리에 오를경우 사촌경영 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창원 부회장이 의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져 실제로 이뤄질 지는 예단할 수 없다.

SK그룹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