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중은행 기업대출 창구./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이 겹치면서 중소기업 대출은 4년간 30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한 중소기업도 역대 최대로 늘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98조원으로 전월 말(994조2000억원)보다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10월 말과 비교하면 약 4년 동안 283조원 급증했다.
문제는 중소기업 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상황에서 대출금리도 함께 뛰고 있어 이자부담이 상당히 커졌다는 점이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5.35%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됐던 지난해 12월(5.76%)보다는 진정됐지만 지난해 10월부터 13개월 연속 5% 선을 웃돌고 있다는 점은 중소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5%대로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도 크게 늘어났다. 중소기업의 신규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은 2021년 10월 3.0%에서 올 10월 62.1%로 20배 이상 급증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질도 급격히 악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9월 말 기준 0.49%로 전년 동월(0.27%)과 비교하면 1.8배 급등했다.
올해 법인 파산 신청도 역대 최대로 많았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8% 급증했다.
금융사들은 연말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돼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의 올 4분기 중소기업 대출태도 지수는 마이너스(-)6을 기록했다. 대출태도 지수는 음수(-)일수록 소극적인 대출 영업과 함께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이자 감면 등 금융비용 절감 지원 뿐만 아니라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측면에서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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