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의 디지털화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삼성화재·KB손보·교보생명이 만든 '보험 플랫폼', 뭐가 좋을까?
② 로봇직원에 AI가 보험 추천… 신한라이프·농협손보, 디지털경쟁 치열
③ 살빼는 비결 궁금해?"… 삼성·KB·한화 보험앱 켜는 직장인들
대형 보험사들이 속속 디지털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보험상품 설명부터 심사, 가입, 해지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갖추고 보험상품 라인업을 다양화 하고 있다.

과거 디지털 플랫폼 전용 상품은 소액단기보험(가입 기간 1년 미만, 연간 보험료 1만원 이하인 상품)이었다면 이제는 장기보장성보험(가입기간 3년 이상인 상품)으로 확대됐다. 보험사들은 디지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에 한창이다.


"앱으로 들게요" 비대면 바람 부는 보험권

손보업계에서 디지털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화재다. 삼성화재 디지털화 선봉에는 디지털 플랫폼인 '다이렉트 착'이 있다.

삼성화재는 상품개발부서에서 각 연령층별 생활 성향을 데이터로 분석해 만든 '초개인화한 상품'을 다이렉트 착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다이렉트 착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높은 할인율이다.

삼성화재는 설계사와 점포 운영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활용해 다이렉트 착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보험료를 낮췄다. 가입자 입장에선 저렴한 보험료로 손쉽게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이렉트 착에서 판매하는 상품군도 다양하다.


다이렉트 착 출시 첫해인 2021년엔 자동차보험 1개였지만 올해 11월엔 자동차보험을 포함해 화재·재산·여행 부문에서 20여개의 상품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삼성화재의 전략이 제대로 통하며 출시한지 2년 만인 올해 11월 가입자 수가 120만명이 넘었다.

KB손보도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하는 중이다. KB손보는 디지털 전략 재정비 일환으로 지난해 11월부터 7월까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이후 올해 6월 모바일 통합앱 'KB손보+다이렉트 앱'을 출시했다.

KB손보+다이렉트 앱은 기존에 계약관리만을 위한 KB손보 대표 앱과 자동차·소액보험 가입을 위한 다이렉트 앱으로 이원화해 운영하던 것을 하나로 합친 플랫폼이다. KB손보는 KB손보+다이렉트 앱을 통해 온라인 보험가입에 친숙한 MZ세대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손보는 KB손보+다이렉트 앱 출시 후 온라인 전용 펫보험과 운전자보험, 해외여행자보험 등 3종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해당 보험은 기존 오프라인에서도 판매하고 있던 상품 가운데 MZ가입자 비중이 50% 이상으로 높은 상품을 선별해 온라인 전용으로 내놓은 것이다.

DB손보는 모바일과 홈페이지 등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군을 확충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6대 질환에 대한 수술비·진단금을 보장하는 '다이렉트 굿바이 미세먼지 건강보험'과 고객이 원하는 암 보장을 부위별로 선택 가능한 '프로미라이프 다이렉트 참좋은암보험'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2개 이상의 신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 모바일 웹을 통해 상품설명을 눈으로 볼 수 있게 제공하는 서비스인 '보이는 TM'으로 고객 편의성 향상에 나섰다.

생보업계의 디지털화는?

생보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디지털화에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보험·대출·펀드를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앱을 내놓은 이후 올해 6월엔 직접 CM(사이버마케팅)채널에 뛰어들었다.

교보생명이 직접 CM채널에 진출하는 것은 지난 1958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교보생명은 대면영업채널을 통해서만 상품을 판매해 왔다. 올해 11월 기준으로 교보생명이 CM채널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13개다. 교보생명은 1년 내 최대 20개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디지털 플랫폼인 LMP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이 현재 판매하는 온라인 상품은 암보험, 연금저축보험 등 총 10개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대로 해당 상품들을 디지털 플랫폼 전용상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플랫폼 모니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모니모 전용 미니보험 2종을 출시했으며 올해엔 보험금 청구 시스템을 추가해 운영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보험권의 디지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을 통한 보험 가입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비대면 채널 판매 비중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전체 초회보험료 가운데 비대면채널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43.9%에서 올해 상반기 51.2%로 상승했다. 비대면 채널이 대면채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핵심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라도 디지털화에 나서는 보험사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