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 사진=뉴시스
8일 재계에 따르면 류진 한경협 회장은 최근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동행했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불발 이후 부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방문이다.
윤 대통령이 부산 지역 경제 활성화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류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재원 SK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주요기업 총수들과 함께 지원 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이번 동행은 한경협이 정부의 경제 정책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한경협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위상이 추락한 한경협은 문재인 정권에선 모든 행사에 배제됐고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들어서는 분위기가 변했다. 지난 2월 김병준 직무대행이 임시로 단체를 맡아 쇄신작업을 이끌면서 한경협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예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 구성을 한경협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주로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사절단 구성을 도맡았지만 올해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7월 폴란드 방문 경제서절단 구성은 한경협이 주도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회관 앞 표지석. /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의 방문 이후 2개월 만에 양국 경협의 후속 조치 이행을 한경협이 주도한 셈이다. 10월 윤 대통령의 중동 방문과 11월 영국 방문 역시 한경협이 경제사절단 구성을 맡아 정부의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등 역할이 커지고 있다.
조직의 외연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한경협은 최근 국내 대표 기업 20여곳이 참여하는 '글로벌 경제 현안 대응 임원 협의회'를 출범했다. 이 협의회에는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이 참여했다. 한경협 산하 연구단체인 한국경제연구원 통합 이후 회원사로 복귀한 4대 그룹은 그동안 한경협 활동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최근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협의회에는 아직 한경협에 재가입하지 않은 포스코, KT는 물론 비회원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도 참여했다. 적극적인 외연 확대를 통해 재계 이권만 대변하던 단체에서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전환에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업종의 신규회원사 모집과 함께 4대그룹의 회비 납부 등이 이뤄지면 예전의 무게감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협회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 정경유착 재발에 대한 우려를 확실히 씻어낸다면 원조 재계 맏형으로의 위상 회복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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