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대명' 지우는 서준혁, '소노' 새출발 성공할까
②떡볶이·치킨·삼겹살집 모두 망했다… 서준혁은 마이너스의 손?
③대명 경영권 분쟁 마무리 1년… 서준혁 회장의 숙제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사진)이 회장 자리에 오른 지 1년이 되어 간다. 올해 1월, 부회장이 된 지 약 4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권 정리를 마쳤다. 누나와 여동생과 지분정리를 마무리하고 대명소노그룹을 이끌고 있다.
서준혁 회장은 2001년 타계한 대명소노그룹 창업주 고(故) 서홍송 회장의 아들이다. 서홍송 회장 작고 이후 그룹 경영은 서홍송 회장의 아내인 박춘희 명예회장과 전문경영인들이 맡아왔다. 서준혁 회장은 2007년 대명레저산업(현 소노인터내셔널) 신사업본부장을 맡으며 그룹 경영에 참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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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은 '아들'에게… 두 딸은 계열사 하나씩━
대명소노그룹이 운영하는 소노펠리체 비발디파크. /사진=대명소노그룹
서홍송 회장과 박 명예회장은 슬하에 서경·준혁·지영 세 남매를 뒀다. 서홍송 회장의 지분이 이들에게 상속되는 상황이 왔지만 박 명예회장은 당시 미성년자였던 두 딸의 상속권 포기절차를 대신 밟았다. 두 딸이 포기한 대명콘도 주식은 박 명예회장과 서준혁 회장이 각각 37.7%, 36.4%씩 나눠 가졌다.
이후 2010년 5월 막내딸인 서지영씨가 박 명예회장과 서준혁 회장을 상대로 상속 지분반환소송을 제기했다. 별다른 유언 없이 타계한 서홍송 회장의 지분은 박 명예회장이 9분의 3, 세 남매가 각각 9분의 2를 받아야 했지만 박 명예회장이 대신 상속권을 포기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5일 만에 소송을 취소했지만 오빠인 서준혁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두고 오너가에서 불거진 갈등으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서지영씨는 부동산 자산 관리, 시설 관리, 주차장 운영 등을 전개하는 민기의 대표이사다. 소노인터내셔널의 관계회사로 소노타워 시설관리 및 미화, 보안 등을 일부를 맡으면서 내부거래를 통해 상당 부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서준혁 회장의 누나인 서경선씨는 올해 대명건설 대표 자리에 올랐다. 소노호텔앤리조트(현 소노인터내셔널)가 2021년 3월 대명건설을 흡수합병했다. 이후 2년 만인 올해 초 대명건설을 다시 인적분할로 떼어 냈다. 대명건설이 분할되면서 서경선씨가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게 됐다.
분할된 대명건설은 재무상태가 크게 개선됐다. 소노호텔앤리조트에 흡수합병 전인 2020년 말 자본은 380억원, 부채는 1506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이 396%에 육박했다. 2022년 말 기준 대명건설(소노인터내셔널의 건설사업부문)의 자본은 520억원, 부채는 816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57%로 크게 줄었다.
대명건설은 대명소노그룹의 리조트나 호텔 등의 건축을 담당한다. 업계에서는 내부거래가 큰 계열사(관계사)를 두 딸이 가지게 된 것은 그룹 경영에서 일찍 배제되면서 박 명예회장 및 서준혁 회장이 내린 조치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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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혁의 경영 성적은 지금부터━
대명소노그룹이 운영하는 소노벨 제주. /사진=대명소노그룹
수익성이 크게 뛴 점이 눈길을 끈다. 같은 기간 분양수입은 1102억원에서 827억원으로 줄었지만 콘도운영수입은 5598억원에서 7641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이 24.8% 늘어나는 동안 매출원가는 4.8% 증가하는 데 그쳐 원가관리에 성공했다. 특히 콘도운영원가는 2021년 4371억원에서 2022년 4746억원을 기록하며 효율적인 운영에 성공했다.
사법 리스크는 서 회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난해 7월 대명소노그룹은 미국 스파 사업을 철회하는 과정에서 합작투자 계약 위반으로 5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미국 관할 법원은 서 회장에 법정 외 증인신문(Deposition·데포지션)에 출석할 것을 명령했다.
데포지션은 법원 혹은 양측 변호사들이 합의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신문 절차를 뜻한다. 판사의 개입이 없는 심문이지만 데포지션에서의 증언은 재판에서의 증언과 비교해 일관성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소송 전 교섭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서 회장은 지난 8월21일까지 이를 마쳤어야 했으나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 회장이 데포지션을 받으면 한국재벌총수가 미국 법원 명령으로 데포지션을 받는 일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이후 18년 만에 두 번째다. 5000억원이라는 금액은 소노인터내셔널의 2022년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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