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지난 7일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과 산업은행, 키움증권 등 증권사와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매입 펀드조성을 확정했다. 투자 규모는 총 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메리츠금융그룹과 조성한 펀드 대비 8000억원이 증가했다. 만기도 14개월에서 3년으로 장기화됐다./사진=뉴시스
1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롯데건설의 2조3000억원 규모 PF 차환펀드 조성이 중단기 차환 위험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이달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5개 은행과 키움·대신증권 등 3개 증권사, 롯데 그룹사가 참여한 총 2조3000억원 상당의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총 5조4000억원 PF우발채무 중 2조3000억원은 3년간 장기로 연장됐고 올해 말까지 본PF 전환과 상환으로 2조원을 해소할 예정이다. 조달금리의 경우 선순위 8.5%, 중순위 8.8% 등 기존 메리츠금융 펀드보다 금리를 낮췄고 기간도 늘어나 안정적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해당 펀드 조성을 통해 현금유동성이 확충되면서 PF우발채무의 차환 위험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말 롯데건 PF우발채무는 5조4000억원으로 자기자본 2조7000조원(2023년 9월 말 기준) 대비 높은 수준이다. 분양대금을 통해 PF대출을 상환하고 광주 중앙공원 등 기 수주 사업장의 브리지론을 본PF로 전환함에 따라 1조4000원 경감했다. 올해 또한 사업진행에 따른 착공과 본PF 전환 등을 통해 약 1조4000억원의 우발채무를 감축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금융경색에 따른 PF유동화증권 차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2022년 말 기준 2조9000원의 PF유동화증권을 직접 매입한 바 있다. 지난해 메리츠금융그룹과의 1조5000억원 유동화증권 장기매입 펀드 조성, 롯데그룹의 직간접적인 지원 의지 표명에 따른 시장의 우려 완화로 PF유동화증권 직접 보유액은 624억원까지 줄었다.
육성훈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4실 선임연구원은 "이번 펀드 설정으로 금액은 8000억원 증액되고 만기는 3년으로 연장됐으며 유동성 대응력은 강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중 롯데건설이 계획하고 있는 미착공 사업장의 본PF조달 등을 통해 1조4000억원의 우발채무가 경감되면 차환 위험은 추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펀드 조성 과정에서 롯데물산, 롯데호텔 등 주요 계열사가 후순위 채권을 인수하는 등 롯데건설에 대한 그룹의 지원 의지가 확인된 점도 PF우발채무의 차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건설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은 2022년 12월 A+(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된 후 지금까지 동일한 상태다. 분양경기 저하로 인한 미착공 사업의 불확실성 증가와 저하된 수익성, PF 우발채무로 인한 과중한 잠재적 재무부담 등이 고려된 등급이다. 이번 펀드 조성이 등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육 연구원은 "공사원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회사의 영업수익성은 저하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차입금이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융비용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며 "당분간 부정적인 건설업황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수익성은 과거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시중은행 등을 통한 장기 조달구조로의 전환으로 지난해부터 PF우발채무를 줄여나가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약 2조원의 현금성 자산도 보유한 만큼 유동성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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