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완료한 SK에코플랜트가 올해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국내·외 경제 증시 상황 등을 고려해 IPO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다./그래픽=강지호 디자인 기자
(1) 신사업 전환 3년째… IPO 타이밍 재는 'SK에코플랜트'
(2) 현대엔지니어링 2022년 IPO 고배… "올해도 상장 계획 없다"
(3)대형건설업체, 돈 더 벌었는데 남는 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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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가 올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할지 건설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2021년 시작된 금리 인상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IPO를 접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신사업 투자 등으로 회사채 만기가 대거 도래할 예정이어서 IPO를 계속 미룰 수만은 없다. SK에코플랜트는 내달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을 위해 회사채 수요예측 모집을 진행했다. 지난 1월24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모집금액 1300억원의 5배를 뛰어넘는 70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1년물 300억원 모집에 2110억원, 1.5년물 400억원 모집에 1810억원, 2년물 600억원 모집에 3080억원이 몰렸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둔 SK에코플랜트는 이후 채권 발행 규모를 기존보다 두 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 26일 SK에코플랜트는 공시를 통해 최종 회사채 발행금액을 1년 만기 530억원, 18개월 만기 750억원, 2년 만기 1280억원 등 총 256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오는 2월 말 만기 예정인 3년 전 발행한 3년물 3000억원과 2년물 500억원, 1년물 480억원 등 총 3980억원 규모를 상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도 SK에코플랜트는 수요예측 모집에 성공, 신사업 부문 진출이 긍정 평가되고 있다. 회사채 공모 이후 SK에코플랜트의 IPO 도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국내·외 경제 증시 상황 등을 고려해 IPO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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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사업 진출… 환경 자회사 24개로 늘어━
SK에코플랜트가 건설 영역을 벗어나 친환경 사업 부문에 진출한 지 3년이 흘렸다. 2021년 5월 사명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변경한 후 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도 완료했다. 건설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데 있어 SK에코플랜트가 경쟁력을 쌓았다는 긍정 평가가 많다.환경·에너지사업 진출 이후 지난해 SK에코플랜트의 국내 환경 자회사는 24개로 늘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 개발과 기자재, 그린수소 생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업 모델을 갖췄다. 수처리·소각 등 다운스트림부터 폐플라스틱·폐배터리 등 업스트림까지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친환경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현재는 1295개 수처리장을 운영하며 1년 동안 11억95만톤(t)을 하·폐수 처리하고 폐기물 소각 부문에서 연 40만톤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재활용 사업은 건설업에 접목하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일반 철근과 비교해 강도는 높고 무게는 가벼운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을 개발해 공사 현장에 철근 대체재로 공급하고 있다. 올해 4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려 2027년 2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아시아 1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기업 SK오션플랜트를 인수해 친환경 사업 위상을 높였다.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 개발회사 코리오, 토탈에너지스와 함께 울산광역시, 전남 등 5개 권역에 2.6GW 규모의 부유식·고정식 해상풍력 사업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 포함된 1.5GW 부유식 해상풍력은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부유식 해상풍력 적용을 위한 K-부유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대표성을 인정받아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4월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건설업체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가 에너지산업 단체의 수장이 된 것은 이례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비건설업 신사업의 매출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은 35.1%로 2021년 15.3%, 2022년 29.8%에 이어 성장 중이다. 환경·에너지사업 진출 이후 지난해 SK에코플랜트 국내 환경 자회사는 24개로 늘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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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매출 비중 35.1%… 매출 두 배 성장━
비건설업 신사업의 매출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SK에코플랜트의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은 35.1%로 2021년 15.3%, 2022년 29.8%에 이어 지속해서 성장했다. 환경과 에너지 사업 매출은 두 배가량 성장해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 사업 매출은 1조3500억원을 넘어 전년 매출을 뛰어넘었다.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난 3년간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완료했다"며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 기술 등을 도입해 사업 고도화에 앞장서고 폐배터리 재활용, 그린수소, 해상풍력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까지 체질 전환을 완료하고 지난해 IPO를 실행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상장예비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역시 상황이 좋지는 않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여파와 태영건설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 사태가 겹치면서 투자심리도 꽁꽁 얼었다. 환경·에너지기업의 정체성을 확립해가고 있지만 건설업 비중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비상 상황을 반영한듯한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1월19일 장동현 SK 부회장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로 선임해 기존 박 대표와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SK그룹 내 재무통으로 알려진 장 부회장은 자본시장과 소통 강화를 통해 IPO 추진 역할을 맡은 동시에 이를 성사시키겠단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만은 않지만, SK에코플랜트는 회사채 만기 등을 막기 위해 상장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특성상 자본시장에서 선호되는 업종이 아니지만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트를 따라 친환경 부문을 강화했고 상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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