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철완 전 상무 측과 표 대결을 펼친다. 사진은 2021년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 전 상무. /사진=뉴스1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가 주목된다. 회사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와 손잡고 주주제안을 시도한 탓이다. 박 전 상무 측은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사실상 경영권 분쟁을 시도한 것이란 게 재계 시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스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자사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 ▲사외이사 2명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다룬다.

주목되는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자사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과 박 전 상무 측의 표 대결이 예고된 영향이다.


박 전 상무 측은 이사회 결의 없이 주주총회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 내용을 변경하자고 주주제안을 냈다. 정관 변경 후 2년에 걸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하자고도 제안했다.

박 전 상무와 협력하고 있는 김형균 차파트너스 스페셜시츄에이션 본부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 자사주를 보유하는 것은 주가 하락을 이끄는 배경"이라며 "현재 이사회 구성으로는 미소각 자사주 악용을 방지하기 어렵다"고 주주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는 게 박 전 상무 측 설명이지만 재계 시각은 다르다. 박 전 상무가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경영권 분쟁을 시도한 이력이 있어서다. 당시에도 박 전 상무는 주주가치 제고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번 주총에서 박 전 상무 측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금호석유화학 자사주가 소각돼 박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의 우호지분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표 대결에서 박 전 상무가 패배할 것이란 게 재계 전망이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금호석유화학 편에 섰기 때문이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박 전 상무 측의 주주제안을 반대했다. 한국ESG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도 금호석유화학이 제안한 내용에 찬성했다. 자사주 처분·소각 권한은 이사회에 있으며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