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 이후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사진=임현택 페이스북 캡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 이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비판의 대상이 지목되지 않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대화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종료되고 4시간이 채 되지 않아 올린 글이다.

임 당선인이 비판 대상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아 해당 게시글에 대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반응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의료계 후배인 박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과의 대화 결정은 의협과는 논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자리에도 임 당선인 등 의협 측은 배석 되지 않고 박 위원장이 단독으로 참석했다.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박 위원장의 결정은 다수 전공의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은 독단적인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따라 선배 의사인 임 당선인이 박 위원장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구체적인 면담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 직후 대통령실은 "의료 개혁 논의에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전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라 대전협 측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풀이가 나온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낮 대전협 대의원 대상 공지를 통해 "오늘(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협 측이 기존에 요구해오던 사항들을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전공의 측은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 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책 제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사직 전공의들은 이들의 만남에 대해 박 위원장과 11명 빼고는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며 반발했다. 류옥하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는 박 위원장의 만남 시점이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시기라는 점도 짚으며 "그 저의를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화 이후 류옥씨는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박 위원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모두가 알던 사실을 왜 굳이 가서 확인해야만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에 명분만 준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