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는 4·10 총선 사전투표소가 마련됐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사진=최문혁 기자
"나의 소중한 한 표, 꼭 투표하시길 바랍니다."
6일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에는 평소라면 들을 수 없는 특별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전날(5일) 시작된 4·10 총선 사전투표 둘째날. 머니S가 전국에서 가장 다양한 지역의 사람이 투표할 것으로 보이는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바로 인천국제공항이다. 여행을 떠나는 설렘 가득한 사람들 틈으로 사전투표소가 보였다. 인천국제공항 사전투표소를 찾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한 손에는 캐리어, 다른 한 손에는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에 들어갔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터미널에 각각 하나씩 총 2개의 사전투표소가 설치됐다. 운서동제2사전투표소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3층 중앙에 설치됐으며 운서동제3사전투표소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4층 중앙에 마련됐다.

사전투표도 눈치게임?… 한산한 둘째날에 대만족
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는 한적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사전투표소. /사진=최문혁 기자
이날 오전 여행 분위기가 가득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는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과 한국 여행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캐리어를 끌고 늘어선 체크인 대기줄과는 달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마련된 운서동제2사전투표소는 한적했다. 질서 유지를 위해 설치된 대기줄 안내선에는 정작 줄 서는 사람이 없었다.

투표를 돕는 사전투표사무원(60대·여)은 "어제는 줄이 엄청 길었는데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는 저 뒤쪽까지 줄이 늘어섰다"며 "오늘은 이른 아침에 잠깐 줄 선 것 말고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의아해했다.


인천국제공항 사전투표소에는 사람이 몰리지는 않았으나 유동 인구가 많아 투표소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대기하지 않고 1~2명씩 계속해서 투표소를 찾았다. 한 손에 캐리어를 끌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사전투표사무원의 안내를 받아 '관외선거인 입구'라고 적힌 곳으로 들어갔다.

출국장 한편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는 김모씨(40대·여)는 사전투표를 했냐는 질문에 "오늘 편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어서 어제 미리 투표했다"고 답했다. "어제 시간을 내서 사전투표소에 갔는데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고 말한 그는 대기줄이 없는 사전투표소를 보며 "그냥 오늘 하는 것이 나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여행 가더라도 투표는 해야죠"… 사전투표 효용성 '굿'
인천국제공항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은 대부분 캐리어를 끌고 투표에 나섰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사전투표소에서 투입구에 투표용지를 집어넣는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
이번 총선의 본투표일은 오는 10일이다. 이날 부득이한 사정으로 투표할 시간을 낼 수 없는 이들은 사전투표를 이용하면 된다. 4·10 총선 사전투표소는 대부분 전국 주민센터 등에 마련됐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이 아닌 관외선거인은 주민센터를 찾아가는 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특히 해외 출국 일정이 있는 사람에게 주민센터 등을 찾아가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시민의 선거권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박모씨(30대·여)는 친구와 함께 베트남 여행을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투표를 마쳤다. 사전투표소에서 나온 박씨는 "다음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연차를 쓰고 베트남으로 놀러 간다"며 "사실 9일에 귀국하긴 하는데 투표일인 10일에는 밀린 업무를 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 같다"고 사전투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생각보다 줄이 없어서 금방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족 여행을 떠나는 김모씨(40대·남)는 "사실 어제(지난 5일) 사전투표소에 몇 시간씩 기다린다는 기사를 봐서 이번 투표는 못하고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줄이 없어서 아내가 아이를 맡는 동안 얼른 투표하고 나와 교대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솔직히 여기(인천국제공항) 사전투표소가 없었으면 그냥 안 하고 넘어갔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항 직원들도 투표하러… 여유롭지만 진지한 분위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는 출국장 3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사진=최문혁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4층 구석에 마련된 운서동제3사전투표소도 제1터미널 사전투표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2터미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는 3층 출국장 중앙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들어갈 수 있다. 제2터미널에서는 제1터미널에 비해 작은 규모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관내선거인 입구로 들어가는 사람이 거의 없던 제1터미널 사전투표소와 달리 제2터미널 사전투표소에는 종종 관내선거인 입구로 들어서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제2터미널에는 유니폼을 입고 투표소를 찾는 등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많이 찾았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정비사 이모씨(20대·남)는 "줄도 없어서 얼른 투표하고 퇴근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밤을 새워서 피곤할 텐데도 오늘 투표했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피곤하지만 눈앞에 보이니까 그냥 못 지나가겠더라"라고 답했다.

지난 5일 시작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는 6일 오후 6시까지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18세 이상(2006년 4월 11일 출생자 포함) 국민이라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다. 투표를 하려면 신분증(주민등록증·여권·운전면허증 등)을 꼭 지참해야 한다. 화면 캡처 등을 통해 저장한 이미지 파일은 사용할 수 없다.